오는 22일로 예정됐던 부산 연제구 거제동 중고차매매단지 철거가 일부 중고차 딜러의 반발로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 지난 4월 화재로 전소된 이 중고차매매단지는 건물주와 입주업체 사장·딜러와의 화재 책임 소재와 보상 문제로 도심 속 흉물로 더 방치될 위기에 놓였다.

19일 경찰과 'A중고차매매단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등에 따르면 10여 명의 이곳 딜러가 건물주와 사장단의 철거 합의에 반발하고 나섰다. 철거를 반대하는 딜러들은 건물주가 입주 업체 사장을 통해 보상금을 전달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입주 사장단 측이 전체 보상금 23억 원 중 일부를 받기로 한 사실을 딜러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도 반발의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비대위 관계자는 "건물주와 계약 관계가 있는 사람은 업체 사장들인데 업체에 고용된 딜러들이 왜 반발하는지 모르겠다"며 "아직 한 푼도 못 받았는데 반발하는 사람들 때문에 지주 측에서 철거를 연기해 업체 사장들도 답답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화재 이후 잔해를 해체해야 한다는 여론에 경찰과 비대위 대표 등은 지난 2일 철거동의서를 작성했다. 지난 16일 연제구청 영상회의실에서는 부산시, 경찰, 연제구, 소방본부, 건물주, 철거업체, 비대위, 자동차조합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철거 전 안전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20, 21일 옥상 층 차대 확인 등에 나서고, 오는 22일 오전 본격적인 건물 철거작업에 나서기로 한 상태였다. 철거에는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딜러의 반발로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경찰은 일정 연기와는 상관없이 훼손된 차량 소유주를 파악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번호판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차량이 많아 차종과 주차 위치 등을 확인해 일일이 대조하는 방식으로 차량 소유주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옥상 층에 주차된 180여 대의 차량을 확인하는 데만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업체 사장들이 20, 21일 딜러들을 상대로 철거 동의서를 받으러 나설 예정이니 조만간 철거가 시작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