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중국 연수 중 행정자치부 소속 지방행정연수원 교육생을 태운 버스가 다리에서 추락해 아수라장이 된 중국 지린성 지안의 사고 현장. 신화·연합뉴스

- 中 연수 중 버스사고로 숨진
- 부산시 김태홍 사무관
- 동료 신망 두터워 더 큰 충격
- 서 시장 "유족에 최선 다하라"

"정말 착하고 성실한 분인데, 사무관의 꽃도 채 피워보지 못하고…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언제 또 이런 멋진 후배를 만날 수 있겠습니까."

2일 부산시가 비탄에 잠겼다. 지난 1일 중국 지린성 지안에서 행정연수 중 버스사고로 숨진 김태홍(56·사진) 사무관(본지 2일 자 1면 보도)의 비보가 전해지자 직원 모두가 넋을 잃었다. 김 사무관은 평소 친화력과 업무능력이 뛰어나 선후배에게 고루 인심을 얻은 터라 시가 받은 충격은 더 컸다.

1989년 4월 동래구에서 행정 9급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김 사무관은 그동안 시 아시안게임지원과, 산업지원과, 기업지원과, 자치행정과, 건설본부 서무팀을 거치며 옮기는 부서마다 동료들의 칭찬을 받았다. 매사 꼼꼼하고 세심한 일 처리로 주위 신망이 두터웠다. 공과 사에 흠결이 없어 2005년 청백봉사상, 2011년 행정안전부 장관상(선거 유공), 2012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김 사무관은 이런 공로 덕분에 지난해 7월 사무관으로 발탁 승진됐고, 지난 2월부터 지방행정연수원에 파견돼 중견리더 과정 연수를 받던 중이었다.

김 사무관과 가까웠던 시 직원들은 "조직에 헌신할 뿐 아니라, 매우 가정적이고 다정다감했다"고 그를 회상했다. 그의 상급자로 오랜 기간 함께 일한 김병곤 기획행정관은 "왜 하필 김 사무관이냐"며 "아무리 어려운 과제를 시켜도 군말 한 번 없이 웃으며 밤을 새우던 친구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유족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특별 지시하고 "빈소가 차려지면 어디든 내가 먼저 조문하겠다"며 침통해했다.

시는 행정자치부나 외교부와는 별개로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사태 수습에 착수했다. 시는 유족 안정과 지원을 최우선 대책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김 사무관은 전업주부인 아내(49)와 두 딸을 남기고 떠났다. 그의 큰딸은 서울 명문대 4학년이며, 작은딸은 고등학교 3학년이다. 시 직원 2명은 이날 오후 김 사무관의 유족 4명과 중상을 당한 하덕이(여·54) 사무관의 가족 2명 등 6명과 함께 인천으로 갔으며, 3일 오전 비행기를 타고 중국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하 사무관은 허리 골절로 현지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유효종 인사담당관은 "지금은 보상이나 장례 등 사후 대책보다는 유족을 위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유족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졌던 중국인 운전사가 2일 오전 숨져 사망자는 한국인 10명을 포함해 11명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