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봉사자는 감염 우려에도
- 자가 격리자 관리 등 구슬땀

- 초등생은 위문편지 쓰기 운동
- 마스크·손세정제 온정도 밀물

중동기호흡증후군(메르스) 퇴치에 부산지역 사회가 힘을 모으고 있다. 고사리손이 연필로 꾹꾹 눌러쓴 위문편지에서부터 자원봉사, 물품 기부, 상가임차료 감면 지원까지 '메르스 쇼크'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이 펼쳐지고 있다.

먼저 메르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인과 서민을 위해 임대료를 감면해주는 기업과 개인이 잇따르고 있다. 지역 중견건설업체인 경동건설(대표 김정기)은 옛 부산진구청 부지에 건립한 경동파크타워 상가의 오는 7, 8월 두 달 치 임대료를 20% 낮춰 주기로 했다. 경동파크타워에는 세탁소 카페 냉면집 화장품가게 등 16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부산 동구 남구 해운대구 사하구 등지의 7개 햇살둥지(반값 임대주택) 집주인도 세입자 사정을 고려해 반값 임대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이들은 최근 반값 임대기간 3년이 지나 정상 임대료를 받아도 된다. 해운대구 반송동에 40가구 규모의 원룸을 운영하는 이상기 전 해운대구의원은 오는 7월부터 9월까지 40가구의 월세를 30% 깎아주기로 했다.

지역 초등학생은 메르스 대응을 위해 땀 흘리는 의료진과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위문편지를 쓴다. 메르스 여파가 미친 남구 수영구 해운대구 사하구 연제구 지역의 20여 초등학교는 24일 메르스 퇴치 일선에서 뛰고 있는 의료진과 보건소 공무원, 소방관, 시청·구청 공무원을 격려하는 내용의 편지를 쓸 계획이다.

기부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마스크 제조업체인 엠씨(대표 정연규)와 판매업체 팜피앤피(대표 이창훈)가 메르스 차단 마스크 3200개를 공동 기증했다. 무역업체인 YUNA 인터내셔널(대표 김정모)도 일회용 마스크 2만 개를, 부산시약사회(회장 유영진)는 손세정제 1000개(500㎖짜리)를 기부했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점장 최경)은 해운대 지역 자가 격리자에게 200만 원 상당의 생필품을 제공했고 트렉스타(대표 권동칠)와 천호식품(대표 김영식)도 신발과 마스크 등을 메르스 거점 치료병원 등에 증정했다.

자원봉사자의 역할도 크다. 부산시 자원봉사센터 소속 자원봉사자를 비롯해 수영구 의용소방대 등도 수영구 종합상황실에 배치돼 자가 격리자 관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일부는 병원 출입통제 현장과 부산역 등 발열감지 모니터링 현장에 배치돼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전광우 동래구청장과 보건소 직원 10여 명은 24일 부산지역 두 번째 메르스 확진 환자가 들린 것으로 알려진 동래구 사직동 대어대구탕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해당 식당은 지난 17일 격리해제됐지만 메르스 여파로 손님의 발길이 줄었다. 구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보건소 직원들이 직접 식당을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산대 신현정(심리학과) 교수는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공포심이며, 이 공포심이 한 번 형성되고 나면 웬만해서는 벗어나기가 어렵다"며 "하지만 개인이나 기업 등 소수자의 따뜻한 격려가 그런 공포를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메르스 현황 ( 23일 오후 9시 기준, 단위 명)

- 확진자 175 (전일 대비 + 3 )

- 사망자 27 ( + 0 )

- 격리자 2805 ( - 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