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면 소규모 업주들 개선 지적

올해부터 모든 음식점으로 금연구역이 확대되면서 흡연이 가능한 유흥주점으로 허가를 받고 소주방으로 '변칙 영업'하는 술집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반음식점 등 소규모 주점을 운영하는 상인들이 유흥주점에 손님을 다 뺏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건강증진법 강화로 전국 모든 음식점에서 흡연을 금지했다. 다만, 노래방 단란주점 룸살롱 등 유흥주점은 여전히 흡연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서면 등 시내 번화가를 중심으로 상당수 대형 술집이 유흥주점 허가를 받은 뒤 일반 술집과 비슷하게 영업 중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꼼수 영업'이 가능한 것은 세금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유흥주점은 일반음식점에 비해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고 알려졌지만 극히 일부만 대상이다. 유흥주점에 중과세가 부과되는 경우는 ▷면적이 100㎡ 이상이고 형태가 무도유흥주점(나이트클럽)인 경우 ▷면적이 100㎡이면서 룸이 5개 이상 ▷객실 면적이 전체 면적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접대부 고용 업소 등 뿐이다.

부산 최대의 번화가인 서면을 끼고 있는 부산진구의 경우 관내 423곳의 유흥주점 가운데 23곳만 중과세 대상이다. 중과세가 부과되면 재산세의 세율은 주거용 외 일반 건물 세율(0.25%)의 16배에 달하는 4%가 적용된다. 취득세는 일반음식점(4%)의 3배가량인 11~12%가 부과된다.

유흥주점 허가를 받으면 일반음식점과 다름없이 개방형으로 운영하든지, 노래방으로 운영하든지 다양한 형태의 영업이 가능하다. 특히 업소 입장에서는 중과세 조건만 피한다면 강화된 건강증진법에도 불구하고 '흡연 술집'을 떳떳하게 운영할 수 있다.

유흥주점 허가를 받는다고 해서 영업형태와 내부 인테리어 등을 강제할 수 없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유흥주점 허가에 맞게 운영한다면 어떤 형태로 운영하든 지자체에서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전혀 없다"며 "그 대신 유흥주점은 일반음식점보다 소방설비 구비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전면적으로 흡연이 금지된 일반음식점은 반발하고 있다. 일반음식점과 다를 게 없는 유흥주점이 흡연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손님을 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부산진구 전포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37) 씨는 "사실상 똑같은 업종이면서 흡연 가능 여부가 다른 게 말이 되느냐"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