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산 금정구 노포차량기지에서 부산교통공사 직원들이 전동차 내부 손잡이와 봉 등에 소독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메르스 확산 사태 이후 소독 작업을 강화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외국인들도 방문 건강상태 확인

"제가 메르스에 감염된 것 같은데요. 검진받을 수 있나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한반도를 덮치면서 보건소에 걸려오는 메르스 관련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5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5일까지 8일 동안 부산 지역 보건소에 걸려온 메르스 관련 상담전화는 1376건에 이른다. 하루 평균 172건 수준인데, 특히 부산에서 의심환자가 발생했던 지난 1일 이후부터 문의가 급증했다. 전국적으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메르스 신고 콜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1만 건이 넘는다.

전화 내용은 "열이 나는데 메르스가 의심된다"며 증상을 호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산에 확진 환자가 있느냐" "메르스는 어떤 병이냐"처럼 메르스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질문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밝힌 주요 사례를 보면 유럽을 여행한 한 후 중동의 한 국가를 경유해 지난달 말 입국한 A 씨는 "이틀째 열이 난다"고 호소하며 보건소를 방문했다. 하지만 검사결과 A 씨의 체열은 36.7도에 불과했다. 보건소는 마스크를 배부한 후 귀가 조치해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또 중동지역에서 한국으로 이민 온 B 씨 가족은 아직 별다른 증상은 없지만 매일 보건소를 방문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며 보건소 문을 두드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국내 여행 중이던 이집트 여성 C 씨는 처음엔 몸살 기운으로 근처 의원을 찾았으나 "의사가 메르스일 수도 있으니 계속 관찰하라고 권유했다"며 매일 보건소를 방문하고 있다. 또 다른 보건소를 찾은 호주인 D 씨는 "세계 일주 중 중동을 거쳐 한국으로 왔는데 메르스가 걱정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보건소에 직접 전화까지 하지는 않더라도 기침이나 열만 나면 메르스를 의심하며 걱정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주부 이모(36) 씨는 "중동에 간 적도, 확진 환자와 접촉한 적도 없지만 아이가 열이 난다고 하니 덜컥 메르스부터 떠올리게 되더라"고 털어놓았다. 부산의 한 보건소 관계자는 "메르스가 의심된다는 전화와 함께 메르스 환자 발생 여부나 예방법 등 일반적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전화도 많다"며 "시민들의 메르스에 관한 관심이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다음 주 초부터 보건소 상담자 중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 방문진료팀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진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보건소 내에도 메르스 의심환자 전담 상담실을 설치·운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