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0명 격리 '과잉' 지적도
- "사람 대 사람 실내서만 감염"
- WHO도 대량 확산에 부정적
- 기침 땐 코·입 막기를 당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국면이 장기화하면서 시민들의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일부 시민은 외출 자체를 꺼리고, 기침이나 고열 증상만 있어도 메르스를 의심하는 등 메르스에 감염될까 조심, 또 조심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나 보건당국은 "일반 마스크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니 과도한 공포감은 금물"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메르스 치사율 폐렴 수준
대한감염학회는 4일 국내 메르스 환자의 치사율은 외국 자료와 달리 10% 정도로 예상되며, 이는 메르스가 나타나기 전 지역사회 폐렴 사망률보다 크게 높은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달 말 기준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통계에서는 전 세계 메르스 치사율이 40.8%로 나타났으나 국내에서는 메르스 확진 환자 36명 중 3명 사망으로 10%도 되지 않는다. 불안정한 상태의 환자 3명을 고려하더라도 치사율은 세계 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 감염학회는 "외국 사례 사망자 대부분은 고령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며 "국내 환자 역시 고령이거나 암 치료 병력, 천식 등의 기저질환이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바꿔 말해 건강한 젊은 사람은 사망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증상이 없는 사람도 격리해 격리 대상이 1000명을 넘어서는 것은 과잉대응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병원 내 감염을 막아야
세계보건기구(WHO)는 3일(현지시간)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한 적절한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WHO는 '한국과 중국의 메르스 발생 현황' 보고서를 통해 메르스가 어떤 조건에서 쉽게 전염되는지, 위험요소가 무엇인지 등은 아직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간 전염은 집이나 병원 시설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면서 과거에도 적절한 감염 예방과 공중보건 조치 등으로 더 이상의 감염은 중단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메르스 감염자로 의심되면 다른 환자나 의료진, 방문자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고, 증세를 보이는 환자에게는 눈 입 코 등에서 분비물이 튀지 않도록 조처할 것을 권고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와 대한감염학회 등 감염 관련 7개 학회는 공동으로 이날 오후 서울중앙우체국에서 민관합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학회는 이날 세미나에서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적이 없는 일반 국민은 과도한 불안과 공포를 느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된 '메르스 꼭 알아야 할 10가지'에 따르면 예방법으로는 자주 비누로 손을 씻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지 말고, 기침할 때는 입과 코를 휴지로 가려야 한다. 또 증상은 감염 후 최소 2일에서 14일사이에 나타나며,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전염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중에 판매하는 마스크가 동나는 등 마스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일반인의 경우 침이나 기침을 차단할 수 있는 일반 마스크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의료진의 경우 N95 마스크와 1회용 가운을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N95 마스크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인증을 받은 마스크로,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 입자를 95% 이상 거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