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전 부산도시공사 사장. 국제신문 DB

- 가족 운영 롯데몰 점포
- 임차한 과정도 수사

'동부산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동부산관광단지 사업을 총괄한 부산도시공사 이종철(63) 전 사장을 빠르면 이번 주중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장이 가족 명의로 동부산관광단지내 롯데몰의 노른자위 상가를 임차했는데, 검찰은 이를 롯데몰에 대한 편의 제공 대가에 따른 뇌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부산 기장군과 롯데몰 동부산점 등에 따르면 이 전 사장의 가족이 롯데몰 동부산점 내 식품 상가를 임차해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매장은 매달 수천만 원의 순수익을 올리는 '알짜 매장'으로 알려졌다. 특히 브랜드별로 롯데쇼핑과 임대차 계약을 맺은 뒤 브랜드에서 다시 운영자를 선정하는 구조와 달리 이 매장을 포함한 식품 관련 점포는 롯데쇼핑과 직접 계약을 맺는 것으로 알려진 점도 주목된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형근)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인 박모(46) 롯데몰 동부산점장 등을 상대로 이 전 사장이 롯데몰 사업 추진 과정에서 행정 절차상 편의 제공 등의 대가로 해당 점포를 임차한 것인지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 전 사장의 주변 인물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상당 부분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롯데몰 동부산점이 지난해 말 연말 특수를 앞두고 '졸속 개장'으로 세간의 비판을 받았던 점을 검찰은 눈여겨보고 있다. 당시 롯데몰은 사업인가 이전에 실시해야 할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았고, 건축허가 승인이 난 지 5개월 만에 부랴부랴 시에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시와 기장군,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들이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롯데몰 내 상가를 임차할 수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연면적이 20만 ㎡에 달하는 롯데몰은 연면적 10만 ㎡ 이상의 건축물에 대해 의무화하고 있는 시의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며,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은 채 착공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이 과정에서 부산도시공사가 시와 기장군에 동부산 관광단지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각종 행정절차의 조속한 처리를 독려한 점도 밝혀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부산시의회에서 롯데몰이 도시공사 땅(16만8000㎡)을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하면서도 5개월 동안 20억 원이 넘는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검찰은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도시공사가 롯데몰 동부산점에 상당한 특혜를 줬고, 이 과정에서 이 전 사장에게 특혜성 임대차 계약을 해준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