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 기온 평균 5도가량 낮아
- 독감환자 다시 늘어나기도
- 내일 낮 최고 18도 평년 회복

6살과 2살 아이를 키우는 김모(35·부산 동래구) 씨는 얼마 전 도시가스 사용량을 보고 깜짝 놀랐다. 최근 쌀쌀한 날씨가 계속돼 아이들이 감기에 걸릴까 봐 자주 보일러를 돌렸더니 사용량이 겨울인 1, 2월 수준에 맞먹었다. 김 씨는 "아침과 저녁에 추워 아직도 겨울 옷을 정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13일 부산 시내 일부 사무실과 식당에는 창고에 넣어둔 난로를 꺼내 사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달 들어 낮 최고기온이 평년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게 부는 등 봄 같지 않은 '궂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가 내린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많아 흐린 날씨가 기온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틀을 제외하고는 낮 최고기온이 모두 평년을 밑돌았다. 13일 낮 기온이 13.5도에 머무는 등 절반은 12도 안팎에 머물렀다. 4월 초순 평년 낮 최고기온이 17.6도인 것을 감안하면 5도가량 낮은 수준이다. 특히 12일 부산 울산 창원 거제 통영 등 해안가를 중심으로 강풍 예비특보가 내려지는 등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떨어진 상황이다.

이처럼 기온이 낮은 것은 비 오는 날이 많아 일사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달 들어 12일 중 7일 비가 내렸다. 같은 기간 평년 강수일수는 3.7일이다. 강수량도 100.9㎜로 평년(45.1㎜)을 크게 웃돌았다. 부산기상청 조미영 예보관은 "날씨가 흐리면 아침 기온은 많이 떨어지지 않는 대신 낮 기온은 오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궂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독감 환자가 줄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달 3~9일 인플루엔자 환자 수는 1000명당 31.7명으로 유행 수준(12.2명)을 크게 웃돌고 있다. 2월 마지막 주 1000명당 45.5명으로 정점을 찍었던 독감환자 수는 지날달 들어 26~29명 수준으로 떨어졌으나 지난달 말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3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부산의료원 박미란(호흡기내과) 과장은 "발열이나 기침 등의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는 등 평소 위생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기상청은 14일 낮까지 비가 내리다 그친 후 18일까지 소강상태를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15일 부산의 낮 기온이 18도까지 오르는 등 이 기간 기온도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