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사 비용 탓 철거 난색
- 2층 발화지점 감식 못해

지난 3일 새벽 발생한 부산 연제구 거제동 중고차매매단지 대형 화재의 원인 분석이 난항을 겪으면서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화재 현장 주변 CC(폐쇄회로)TV와 탐문 수사 등을 통해 방화로 의심할 만한 정황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매매단지 내부 CCTV는 복원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발화 지점 조사를 위해서는 화재로 무너진 철골 구조물의 철거가 불가피하지만 입주업체들은 단지 내 차량 등의 처리 방안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5일 매매단지 인근 CCTV를 모두 살펴봤지만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주변 탐문에서도 별다른 사항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화재 발생 3시간 전까지 확인했지만 방화로 의심할 만한 징후를 찾지 못했다.

화재 원인의 결정적 증거물로 기대됐던 매매단지 내부 CCTV도 복구되지 않아 영상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연제서 옥민호 형사과장은 "부산에서는 CCTV 복구가 쉽게 이뤄지지 않아 6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본원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발화 지점을 통한 화재 원인 파악도 매매단지 입주 업체들의 협조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간만 끌고 있다. 철골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2층 발화지점을 3층과 옥상에 있던 차량이 덮고 있어 부분적으로라도 철거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입주업체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매매단지가 사유재산인 데다 불에 탄 차량과 피해를 보지 않은 차량을 다른 곳에 보관할 경우 추가 비용이 들고, 사고 차량 등에 대한 처리 방안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경찰과 소방본부는 2층 감식은 진행하지 못한 채 3층 일부에 대해서만 감식을 마친 상태다. 비상대책위 고명철 위원장은 "13개 상사가 합의하지 않으면 철골 구조물을 철거할 수 없다"며 "시에서 우선 철거하고 구상권을 청구한다는 것도 들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산시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발화 지점에 대한 조사가 필수지만 언제 가능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비대위 측과 의견을 조율해 하루빨리 원인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