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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주민예산참여위원의 개인정보. 시는 본지 취재가 들어가자 뒤늦게 삭제했다. 권용휘 기자 |
- 홈페이지에 공개 현황 파일
- 대표자 이름·전화번호 노출
- 매달 자체점검 형식적 수준
- 주민·여권·면허번호만 걸러
부산시와 일선 구·군은 매월 1일을 '개인정보 보호의 날'로 정해 자체 점검을 하지만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었다. 1일 살펴본 지자체 홈페이지에는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나돌았다.
서구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직업소개사업소 현황을 보면 대표자 본명과 휴대전화번호를 올린 것에 더해 자택 전화번호까지 공개했다. 개인정보가 공개된 업체 대표는 "개인정보 공개 동의서를 쓴 기억이 없다. 홈페이지에 집 전화번호까지 공개됐다니 황당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는 "업체를 구청에 등록할 때 개인정보를 올린 것을 기억하고 있다"며 "악의가 있는 사람이 구 직원을 사칭하면 홀딱 넘어갈 판"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구 관계자는 "최대한 정보를 투명하고 정확하게 공개하는 게 주민에게 도움이 되리라 판단했다"며 "법이나 규정이 자주 바뀌다 보니 미처 챙기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기장군청은 홈페이지에 지역 소독업체 현황을 공개하면서 업소명과 전화번호는 물론 대표자 본명과 휴대전화번호까지 올렸다. 이 업체 대표들은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한 소독업체 대표는 본명 등을 물어보며 사실을 확인하는 취재기자를 보이스피싱 범죄자로 의심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삼자에게 제공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개인정보란 성명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등을 통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다.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내용까지 포함한다. 이 법은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을 폐지하고 2011년 새로 제정한 법률이다.
일선 지자체는 매월 1일 개인정보 보호의 날에 업무용 컴퓨터에 남은 주민의 개인정보를 삭제한다. 개인정보를 꼭 남겨야 할 전자문서는 담당자가 아닌 직원이 함부로 볼 수 없도록 암호화한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개인정보가 포함된 자료가 올라가면 이를 고칠 수단이나 절차가 없어 무방비로 노출된다. 지자체는 개인정보 감시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지만 주민등록 여권 운전면허번호 등 개인식별정보를 거르는 데 그친다. 생년월일 성명 휴대전화번호 노출은 시정 요구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사라지지 않는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정작 공개해야 할 정보는 감추면서 보호해야 할 개인정보는 버려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지자체에 각종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실명을 알려야 할 사안인데도 익명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했다. 부산경실련 이훈전 사무처장은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면 전담 부서나 전담인력을 확충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지자체장들이 치적 알리기에만 힘쓸 뿐 개인정보를 보호하려는 의지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