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산관광단지 내 푸드타운 사업자의 뇌물 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날이 해당 행정기관의 전·현직 고위직 인사 등 이번 사건의 '몸통'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 '동부산 게이트'에 연루된 박인대 부산시의원을 능가하는 고위직 인사의 소환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형근)는 20일 푸드타운 민간 사업자 송모(49·구속) 씨에게 사업 추진에 관한 편의 제공의 대가로 수 차례에 걸쳐 5500만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박인대(58·기장1) 부산시의원을 구속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9월 1000만 원을 받는 등 여러 번 송 씨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부산지법 고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우려 있다"며 검찰이 전날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또 송 씨에게 뇌물 등을 받은 혐의로 체포된 기장군 김모(56) 과장도 구속했다. 김 과장은 지난해 송 씨가 지역 내 부동산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고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김 과장에게는 뇌물 수수 외 다른 혐의까지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검찰 안팎에서는 김 과장이 송 씨에게 사업 추진과 관련한 고위공무원 등을 소개해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알선수재가 적용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김 과장에 대한 수사를 통해 송 씨와 접촉한 인사, '로비 장부' 등에 적시된 인물을 조만간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역 시의원보다 고위직 인사가 소환·체포될 단서를 확보했느냐"는 질문에 "수사가 진행 중인 시점에서 확인해줄 수도 없고, 예단할 수도 없는 사안"이라고 밝혀 수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송 씨와 접촉한 부산도시공사와 기장군의 고위직 인사 가운데 일부에 대해 뇌물 수수 등 비리 혐의를 입증할 만한 진술 등을 확보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수사 대상자의 실명은 물론 구체적인 혐의까지 거론될 정도다. 전직 경찰 간부의 연루설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현재 구속되거나 체포된 이들에 대한 '심야 조사'를 진행 중인데, '심야 조사'는 피의자의 동의를 받아 2차장 검사가 허가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이번 검찰의 수사 강도가 상당함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한편 이번 '동부산 게이트' 수사는 다음 주 초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주말 이후 추가 체포 및 소환 대상자가 없을 경우 '푸드타운'에 맞춰진 검찰 수사의 초점이 동부산 관광단지 내 다른 사업으로 이동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