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미래를 담보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핵심인 동부산관광단지 사업 전반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되면서 수사의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이 부산도시공사 기장군 부산시의회 등 동부산관광단지 사업과 관련한 주무 관청 및 관계기관을 연일 압수수색하고 관련 인사를 체포하면서 사업을 총괄하는 부산시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직 부산시의원 구속되나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형근)는 19일 동부산관광단지 내 푸드타운 민간사업자에게 사업 편의 제공 대가로 거액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부산도시공사 동부산팀 전문위원 양모(46) 씨를, 양 씨에게 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푸드타운 시행사 실제 대표 송모(49) 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또 전날 송 씨에게 같은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체포된 박인대(58·기장1) 부산시의원과 기장군 김모(56) 과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양 전문위원은 6000만 원 이상을, 박 의원은 5000만 원 이상을 수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검찰에 붙잡힌 기장군 김 과장은 송 씨에게 거액을 빌려주고 이자와 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관계 고위인사 소환 등 주목

이번 검찰 수사의 핵심은 추가 소환 및 체포자다. 검찰은 송 씨에게 추가로 돈을 받은 정·관계 인사가 있는지, 이미 체포되거나 구속된 이들이 송 씨에게 받은 돈을 착복이 아닌 상납 등에 사용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지역 정치인과 부산시 관계자, 부산도시공사 고위인사 등 송 씨의 로비 대상으로 외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에 대해서는 "확인 자체가 불가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언론에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은 결백을 주장하면서 법률 상담까지 마쳤고,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동부산관광단지 사업 전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부산시에 대한 수사 가능성이 높다. 또 송 씨의 로비 장부가 있고, 이를 검찰이 확보했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점점 얻어가는 점도 소환 및 체포 대상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수사가 검찰 내 특수통으로 꼽히는 정인창 지검장과 차맹기 2차장검사를 수뇌부로 하는 부산지검의 '첫 사건'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부산지검은 현재 이 사건을 김형근 특수부장이 직접 수사하고, 여기에 특수부 전 인력이 투입된 상태라고 밝혔다.

■로비 핵심 송 씨와 푸드타운은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송 씨는 푸드타운 시행사인 M사의 실제 대표로 기장 일대에서 부동산 사업을 해오던 인물로 알려졌다. 송 씨는 지역 봉사단체에서도 오래 활동했다. 송 씨는 2013년 지역 내 상가 분양에 성공한 뒤 이를 발판으로 이 푸드타운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푸드타운은 매머드급 음식 전문 상가로 부산도시공사가 분양한 땅값만 145억 원에, 면적은 4만2000㎡에 달한다. 롯데몰 동부산점 옆 부지에 지상 8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지며 지난해 7월 기장군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다. 당시 이 푸드타운의 시행사는 건축허가가 나지 않은 데다 기장군이 심의도 하기 전부터 온·오프라인 홍보와 함께 예약 매매 방식으로 일종의 사전분양에 나서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