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부산의 중심'이라고 부른다. 또 다른 누군가는 '원조 원도심'이라고 칭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맘에 가장 드는 이름은 '젊음의 거리'다. 

나는 서면이다. 행정구역의 이름은 아니고, 부전동 인근 번화가를 일컫는 말이다. 나는 부산에서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곳이다. 부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기준 하루 유동인구는 36만4861명으로 추정된다. 20대 남성이 13.3%, 20대 여성이 15.6%이다. 명실상부 젊음의 거리다. 매일 오후 8시께에는 도시철도 서면역이 서울의 강남역을 제치고 전국에서 가장 붐비는 곳으로 꼽혔다. 무릇 부산의 대표 번화가인데,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겠나.

하지만 요즘엔 젊음의 거리보다 '쓰레기의 거리'라는 오명이 따라다녀 씁쓸하다. 찾아주는 사람이 많아서 좋지만, 덩달아 무단 투기 쓰레기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밤에 날 만난 사람들은 알 것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서 뿌려대는 전단, 내던져진 담배꽁초, 늦은 시간 거리 곳곳에서 눈에 띄는 토사물까지 엉망진창이다. 하루 평균 5t의 쓰레기가 수거된다. 쓰레기의 거리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주말엔 더 심하다.

나를 관리하는 부산진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중 대표적 사례가 2012년에 벌어진 '1차 쓰레기와의 전쟁'이었다. 2012년 9월 9일 부산진구는 쥬디스태화 주변 서면특화거리의 청소를 하지 않았다. 하루 만에 쓰레기가 얼마나 쌓이는지 직접 확인해보라는 의도였다. 효과는 좋았다. 며칠간 쓰레기 수거량이 기존의 40%로 줄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쓰레기배출량은 원상복귀 됐다. 

오는 14~16일에는 '2차 쓰레기 전쟁'이 시작된다. 장소는 서면1번가와 복개로 일대다. 2012년에는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 날이 하루였지만, 이번에는 사흘이다. 부산진구가 단단히 약이 올랐나 보다. 부산진구에서는 다양한 사후관리 방안도 갖고 있다. 부산진구는 내 몸 위에 무단으로 뿌려진 전단을 수거할 인원을 추가로 고용하기로 했다. 지금은 오전 6시에 3명의 인원이 전단을  줍는다. 이번 전쟁 이후에는 저녁에도 전단을 주울 수 있도록 인원을 채용한다. 현재 100여 명에 이르는 환경미화원도 확충할 계획이다.

과연 나는 쓰레기 거리라는 오명을 벗어 던질 수 있을까. 이번 전쟁을 두고, 혹자는 '뭐하러 쓸데없는 일을 하느냐'고 질책하기도 한다. '오기 행정'이라고 비아냥대기도 한다. 오죽 내 꼴이 지저분하면 이런 '극약 처방'까지 동원하겠는가. 누가 뭐래도 난 부산의 '대표 번화가'다. 그런 곳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아서야 되겠는가. 나를 조금만 더 아껴달라. 젊음이 넘치는 만큼, 깔끔하고, 누구나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부산시민, 아니 전 국민이 이번 '주말 전쟁'을 지켜보고 있다.   

※이 기사는 '서면'의 시점에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