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한양에이스호에 폭발사고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지난해 7월 폭발사고가 난 선박에 6개월 만에 또 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해 선원 4명이 다쳤다.

11일 오후 2시39분께 울산시 남구 울산항 4부두에서 계류 중이던 화학물질운반선 한양에이스호(1553t)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직후 울산해양경비안전서와 울산소방본부는 경비함정과 항공기 등을 동원해 오후 3시14분께 사고를 수습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14명 중 한국인 선원 이모(45) 씨와 인도네시아 선원 2명, 미얀마 선원 1명 등 모두 4명이 다쳐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자 가운데는 1명이 얼굴에 화상을 입었고 나머지는 화학물질에서 생긴 가스를 마셨다. 나머지 승선원은 사고 직후 긴급히 대피해 추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폭발 후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고, 질산(20%)과 황산(80%)이 섞인 화학물질인 혼산에서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NH개발 소유의 이 선박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543t의 혼산을 싣고 있었다.

해양경비안전서는 화학물질을 적재하던 중 '펑' 소리와 함께 폭발했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미루어 황산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황산은 냄새가 없는 가연성 물질로 발화와 폭발 위험이 높으며, 질산은 무색·황색·적색의 발연성이 강한 유독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앞서 이 선박은 지난해 7월 17일에도 사고가 났다. 당시 같은 부두에 정박 중이던 이 배의 공기흡입밸브가 폭발하면서 혼산 2t가량이 유출됐다. 이후 이 선박은 한국선급(KR)에서 검사를 받았으나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계속 운항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경비안전서 관계자는 "6개월 만에 또 사고를 내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판정은 이해가 안된다"며 과실이 입증되면 책임자를 엄정 문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