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담 떠안은 지자체 속앓이

부산·김해경전철의 운영적자폭이 커지면서 관할기관인 부산시와 김해시가 올해 610억 원을 지원해야 하는 등 적자보전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두 지자체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22일 부산·김해경전철(주)과 부산시, 김해시에 따르면 올 들어 일평균 경전철 승객은 4만2913명으로 정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예측한 올해 수요인 21만1147명의 20.3%에 불과하다. 이는 일평균 승객이 예측수요(19만8848명)의 19.2%(3만8112명)에 그쳤던 지난해 실적과 별반 차이가 없다. 일평균 승객이 매년 1만 명가량 증가할 것이라던 정부 예측의 허구성만 거듭 확인했다.

정부의 비현실적인 수요예측은 '적자보전 폭탄'으로 부산시와 김해시에 돌아오고 있다. 2011년 9월 경전철 개통 이후 3개월여 동안 두 지자체가 떠안은 적자보전액은 144억여 원이었다. 이듬해 그 액수가 521억여 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68억여 원으로 상승곡선을 탔다. 올해는 아직 정산이 안 된 상태이지만 저조한 승객과 운영비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적자보전액이 61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두 지자체는 추산했다.

이처럼 부산·김해경전철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했지만 해결방안이 묘연해 두 지자체는 애만 태우고 있다.

두 지자체는 정부의 수요예측이 어긋난 것을 근거로 2012년부터 수차례 정부에 운영적자에 대한 국비 지원을 촉구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경전철 운영사를 상대로 27%에서 22%로 낮춰진 법인세율을 적용한 적자보전액 산정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이대로 간다면 부산·김해경전철 적자보전액이 700억 원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갈수록 심해지는 재정 압박 때문에 죽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해시는 경전철 문제 해결을 위해 내달 전국적인 대안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부산시는 수도권과 지방에 대한 차별을 문제삼아 국비 지원을 끌어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민자사업인 서울~ 인천 공항철도에 대해선 적자보전액이 과도하다며 대신 사업비 일부를 국비로 지원해주면서 정부의 수요예측 오류 책임이 있는 부산·김해경전철의 운영난을 외면하는 건 명백한 차별"이라며 정부에 시정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