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로 추정되는 인물에 의해 공개된 원전 주변 주민 방사선량 평가 프로그램. 연합뉴스

- 지난 15일부터 벌써 4번째
- "미공개 자료 10여만 장" 경고

- 유출 원인·경로 몰라 국민 불안
- 한수원 "일반 자료…원전 안전"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도면과 매뉴얼 등을 담은 한국수력원자력의 내부 문서가 또 인터넷에 공개됐다. 지난 15일부터 벌써 4번째다. 원전의 내부 문서가 유출돼 인터넷상에 돌아다니며 연일 논란이 되고 있지만 한수원은 아직 유출 원인이나 경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수원 문서 유출을 주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는 21일 새벽 1시30분께 트위터에 한수원을 조롱하는 글과 함께 4개의 압축파일을 공개했다. 이날 추가 공개된 자료는 ▷고리 1·2호기 공기조화계통 도면 등 5장 ▷월성 3·4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목차 7장 ▷미국에서 만든 노심 설계용 공개프로그램인 MCNP Ver5. 사용설명서 및 SW(소프트웨어) 목차 ▷일본에서 개발한 핵종량 계산프로그램인 BURN4 등 4가지다.

자신을 '원전반대그룹 회장'이라고 지칭한 이 트위터 사용자는 한수원을 향해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직 공개 안 한 자료 10여만 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해 줄게. 제대로 한번 당해봐라"라고 경고했다.

그는 성탄절부터 고리 1·3호기, 월성 2호기 가동을 중단하라고 거듭 요구한 뒤 "자료 넘겨주는 문제는 가동 중단 후에 뉴욕이나 서울에서 면담해도 되죠. 돈은 어느 정도 부담하셔야 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수원과 원전에 대한 또 다른 공격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이들 자료도 역시 기밀문서가 아니라 기존 공개된 자료와 비슷한 수준의 일반 기술자료"라며 "이들 자료의 공개로 인해 원전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하지만 사이버 공격에 대한 경계 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사회 혼란을 조성하는 원전자료 유출 전모를 파악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범인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IP의 위치가 지방 모처로 파악됨에 따라 현장에 수사관을 급파하고 고리·월성 원전에도 수사관을 보내 유출 경로를 추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