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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마을기업-지역에서 싹트는 희망 <36> 의령 '나루마을 영농조합'

젊은 농민들 컨테이너서 친환경농산물 고집…햇참기름·깨소금 수익 '짭짤'

  • 국제신문
  •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
  •  |  입력 : 2014-12-17 19:27:40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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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마을 회원들이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참기름 포장재 개발에 관한 회의를 하고 있다. 이종호 기자
- 올 초 첫발 뗀 새내기 기업
- 화정면서 재배한 재료로 제조 
- 참기름·참깨 선물세트 인기
- 지난 추석 매출 2000여만 원 

- 지역 어르신이 기른 참깨 수매
- 가공공장과 협약 맺고 상품화
- 호박·가지 등 특산물도 추진 

- 화정면 6개 마을 '나루권역'
- 농촌 체험프로그램도 마련

남해고속도로 진주분기점에서 15분가량 달리다 보면 지수IC가 나타난다. 이곳을 따라 고속도로를 벗어난 뒤 남강을 끼고 도는 국도를 따라 5분여 가면 경남 의령군 화정면 상이리 지곡마을 입구에 마을기업 '나루마을 영농조합' 사무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아직은 마을 입구 공터에 덩그렇게 놓인 조그마한 컨테이너 건물이다. 하지만 이곳은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농업인들이 모여 꿈을 펼치는 희망의 터전이다. 

나루마을은 농민의 어려움을 나누고, 소비자의 고민을 나누고, 안전한 먹거리를 나누고자 젊은 농민들이 힘을 모아 만들었다. 지역에서 생산된 순수 국산 참깨로 만든 참기름과 깨소금, 연잎밥을 가공해 쏠쏠한 소득을 올리는 마을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나루마을 10여 명의 구성원은 40~50대의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다. 이들의 진심이 담긴 친환경 농산물은 믿음을 주는 제품이라는 소문이 널리 퍼지면서 브랜드 파워를 점차 키워가고 있다.

■우리 것에 대한 자신감

나루마을은 올 1월 출발한 새내기 기업이다. 비록 첫 걸음마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출발의 의미는 남달랐다. 마을기업 대표인 김장균 씨와 회원들은 도시 소비자들에게 우리 농산물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자는 데 뜻을 함께하고 뭉쳤다.

나루마을의 대표 상품은 참기름이다. 의령군 화정면에서 수확한 순수 국산 참깨로 만드는 햇참기름이다. 지난 8월부터 참기름과 참깨를 함께 포장한 선물세트를 판매해 기대보다 좋은 성과를 올렸다.

지난 추석 때 SNS를 통한 홍보와 박람회 행사장 등에서 한정 판매를 했지만 20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려 이들 회원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아직은 인터넷을 통한 판매는 하지 않는다. 다량 판매보다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받는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나루마을은 올해 지역 어르신들이 생산한 참깨 100말 가량을 수매했다. 내년에는 200말가량을 계약 재배할 예정이다. 화정면에서는 벼 농사가 끝난 뒤 시설하우스로 전환해 참깨농사를 짓는데 하우스 1동에서 평균 5~6말가량의 참깨를 생산하고 있다.

나루마을은 지난 9월 의령 참부자 영농조합법인 가공공장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로써 안정적인 참기름 생산을 위한 자동화 설비를 갖추는 동시에 초기 자본 투입을 최소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들기름을 판매하려고 했지만 우리 지역에서 직접 생산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 참깨로 정했다"며 "소비자들이 국산 참깨로 만든 참기름을 구하기 힘들어 한다는 점을 고려한 선택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나루마을이 만든 참기름 역시 처음에는 진짜 국산 참깨로 짠 기름인지에 대해 많은 소비자들이 의문을 나타냈다. 나루마을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소비자들을 현장으로 초청했다. 소비자와 함께 하는 체험행사는 불신의 벽을 허무는 동시에 지역을 관광자원화하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효자가 됐다.

■더불어 사는 마을을 꿈꾸다

나루마을 회원들은 매주 1~2차례 아이디어 회의를 갖는다.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새로운 제품을 구상한다. 상품 포장과 홍보, 판매처 확보 등 제품판매 신장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한다.

나루마을은 지역 특산물인 호박, 가지, 무청 말랭이를 상품화하기로 했다.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품을 수매한 뒤 말리는 작업을 거쳐 내년 1~2월께 본격적으로 시중에 판매할 방침이다.

지난해 귀농해 나루마을에 참여하고 있는 이승열(44) 씨는 "지난해 화정면에 들어와 김 대표의 도움을 받아 올해부터 딸기 농사를 하며 마을기업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마을기업은 과거 직장을 다니면서 느껴보지 못한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나루마을은 '나루권역'이라는 체험 프로그램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마을기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자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사는 마을을 가꾸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나루권역'은 화정면의 삼정·보천·지곡·공모·장박·후곡 등 6개 마을을 권역화해 부르는 호칭이다. 이들 마을은 남강변에 위치한 부락으로 예전에 나루터가 있었던 곳이다.

나루권역은 4계절별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봄철, 수박 체험(수확 및 문양새기기) 및 토마토 체험(수확 및 잼만들기) ▷여름철, 밭채소 수확(옥수수, 감자, 고추) 및 미꾸라지 잡기 등 ▷가을철, 연잎밥 체험 및 벼베기 체험 등 ▷겨울철, 메주만들기 및 김장담그기 등의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나루권역 사무장 송지연(여·46) 씨는 "농촌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도시민들의 마음이 어린 아이와 같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며 "주부들이 농촌 프로그램에 참여해 농산물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갖게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나루마을 회원들은 '나' 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공동체 의식과 도시민과 더불어 사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마을에서 생산한 제품을 판매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삶터를 도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방식을 통해 마을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했다. 


# "농사는 매번 새로운 도전…딸기 가꿔 해외시장 진출하고 싶어"

■ 김장균 나루마을 대표

   
"적어도 농사에서는 항상 새로운 도전에 대해 두려운 마음을 가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나루마을' 대표 김장균(48·사진) 씨에게 농사는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이자 늘 새로운 도전을 가능케 하는 작업이다. 그가 마을기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예비 창업자들의 축제 한마당인 '대한민국소상공인 창업박람회'를 참관한 것이었다.

김 대표는 "박람회를 다녀온 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다. 나도 무엇이든 새롭게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이후 '나루마을'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화정면 6개마을에서 자신과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뜻을 모아 마을기업을 탄생시켰다.

그는 올해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화정면에서는 아무도 하지 않는 시설하우스 딸기농사다. 가지와 호박 농사에서 과감히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군 농업기술센터에서도 권하지 않았다. 예전부터 화정면에서는 딸기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만류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를 돌며 딸기 하우스에 대한 지식을 스스로 습득해 도전했다. 이같은 노력의 결실인지 몰라도 첫해부터 딸기 농사는 성공을 거뒀다.

"품목 전환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는 그는 "딸기작목반을 구성해 해외시장을 겨냥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부인 박미란(46) 씨와 함께 시설채소를 주 작목으로 삼아 지역 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을 관련 다양한 사업에서도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일 농협중앙회가 선정하는 이달의 새농민상을 수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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