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외교·안보 분야 새로운 파트너, 내년이면 인구 6억 명 초대형 단일 시장으로 탄생하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정상이 부산을 찾는다. 부산시가 오랜 노력 끝에 유치하고, 성공 개최를 위해 역량을 집중해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11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특별정상회의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다자 간 회의로, 아세안 정상들은 물론 주요 장관과 경제·사회·문화예술계 인사 등 3500여 명이 참석한다. 이에 따라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부산은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또 한 번 국제 컨벤션 도시로 도약할 기회를 맞았다. 아세안은 한국 경제를 견인할 강력한 성장 엔진이 될 전망이다.

벡스코에 특별정상회의 지원단 사무실을 마련한 부산시는 9일 회의 참석자들의 동선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주변 환경을 정비하는 등 손님맞이 준비를 마쳤다. 시는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이틀간 회의장 운영과 경호는 물론 다양한 문화행사로 부산과 한국을 알릴 계획이다. 부산지역 아세안 회원국 출신 외국인 유학생과 다문화가족들도 자원봉사로 참여한다.

부산의 모든 시스템은 특별정상회의에 맞춰 가동된다. 부산대병원 등 7개 대형병원은 10일부터 나흘간 벡스코와 각국 정상들의 숙소 내에 의무실을 설치·운영한다. 지역 응급의료기관 31곳은 24시간 비상근무에 돌입한다. 시는 또 해운대상수도사업소에 임시 교통상황실을 마련하고, 해운대와 부산진구 서면 일대에 CC(폐쇄회로)TV를 추가 설치해 정상 행렬의 이동을 살핀다. 상수도본부 역시 벡스코와 누리마루 APEC하우스의 급수 상황을 특별 관리한다.

시민도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회의 기간 해운대 일원과 동서고가도로 등지에 교통이 통제(본지 지난 8일 자 7면 보도)된다. 김해국제공항과 부산항의 보안등급도 상향된다. 공항에선 위탁수하물과 대인 검색이 강화되고, 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신발과 외투 등에 대한 검색이 이뤄진다. 부산항에서는 출입 인원과 차량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5분 대기조와 폭발물 처리반이 즉각 출동태세를 유지한다.

'신뢰 구축과 행복 구현'을 슬로건으로 열리는 특별정상회의는 11일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12일 정상회의 1·2세션, 정상 오찬, 공동 기자회견의 순서로 진행된다. 정상들은 ▷25년간 한·아세안 협력 평가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을 위한 비전 ▷비전 이행을 위한 정치·안보·사회·문화·글로벌 이슈에서의 협력 방안 등을 담은 공동성명도 채택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