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公·교통公·경제진흥원

- 지원자 넘쳐도 재공모 결정

- 市 "다른 지역 인물도 접촉"

서병수 부산시장이 29일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를 마무리한 결과 교체 대상 10곳 가운데 7곳의 기관장을 새로 뽑았다. 하지만 대표적인 공기업인 도시공사·교통공사 사장과 경제 분야 핵심 출연기관인 경제진흥원장 인선을 확정하지 못했다. 인력풀이 그만큼 약하다는 의미다.

부산시는 이번 결과에 대해 부산을 대표하는 양대 공기업 사장을 좀 더 좋은 인물로 뽑고 싶다는 서 시장의 의욕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공사와 경제진흥원은 재공모 절차에 들어갔고, 지난 28일 재공모 결정을 한 교통공사는 다음 주 중 관련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도시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다음 달 15일까지 사장을 재공모한다. 임원추천위의 한 위원은 "면접에 올라온 인사는 하나같이 도시공사의 위상에 걸맞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28일 면접을 한 교통공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시철도 관련 기관 전 사장과 LH 임원 출신, 전직 부산시 고위 공무원, 대학교수 등 5명이 지원해 3명이 면접에 올랐지만, 적임자는 없었다.

경제진흥원장 자리에는 금융권과 학계, 공기업 임원, 은행 임원 출신 등 7명이 응모했고, 이 중 6명이 지난 13일 면접을 치렀다. 임원추천위는 다음 달 15일까지 응모 신청을 받는다.

이에 대해 시는 조금 더 욕심을 내는 측면에서 재공모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민선 6기 첫 공공기관장 인선이어서 이 정도 선에서 타협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있었다. 2차 인선에서는 부산을 넘어 다른 지역 인사들도 적극적으로 접촉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지역 사회는 '관피아'(관료+마피아)를 시에서 의식하다 보니 공무원 출신을 제외했고, 대학교수는 실무 감각이 떨어지며, 다른 지역 기업 임원은 검증이 덜 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이들 공기업은 부산시 퇴직 관료가 사장을 맡았다. 교통공사 등 사장 연봉 1억 원으로는 인재를 초빙하는 데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대기업 임원 연봉과 현격한 차이를 보여 인재들이 지원을 망설이는 요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허남식 전 부산시장이 이언오 전 부산발전연구원장을 영입할 때처럼 서 시장이 직접 '삼고초려'를 불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부산YMCA 오문범 기획실장은 "인선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려고 신경을 쓴 나머지 경영 능력이 높은 인물을 영입하는 데 실패했다. 서 시장은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경영자 인선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