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행부, 각 지자체에 권고
- 市, 인력 부족 이유로 주저

고질적인 지방 세외수입 체납을 정리하기 위해 정부가 각 지방자치단체의 세외수입 징수 전담조직 신설을 권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주저하고 있다.

안전행정부는 '지방 세외수입금의 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을 계기로 전담 조직 신설안을 각 지자체에 통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신설안은 전담 조직이 징수를 담당하는 세외수입금의 범위에 따른 조직 구성과 필요 인력 등을 담고 있다.

전담 조직의 필요성을 대부분 공감할 정도로 세외수입의 징수율은 낮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세외수입 징수액은 246억 원으로 징수율이 12.9%에 불과했고 이월금액은 1908억 원이나 됐다. 가장 징수율이 높은 구·군은 20.3%, 가장 낮은 곳은 5.2%였다.

세외수입이란 개별법에 따라 거둬들이는 각종 과징금, 이행강제금, 부담금이다. 징벌적 성격인 탓에 납부자의 반발이 커 징수율이 낮다. 게다가 징수 업무가 부서별로 흩어져 있고, 담당자가 다른 업무도 함께 맡은 탓에 업무 우선순위가 밀리면서 체납 대응이 신속하지 않았다.

지난 7일 '지방 세외수입금의 징수 등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징수 여건은 나아졌다. 이 법은 세외수입이 체납됐을 때 적용되는 독촉과 압류 등 체납처분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했고, 과징금이나 부담금 등을 500만 원 이상 고액 체납하면 그 정보가 신용정보회사에 제공돼 신용정보에 영향을 미치도록 했다. 기존에는 개별법의 세금 징수 절차를 준용했지만, 세외수입은 세금이 아닌 만큼 독촉과 압류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다.

이러한 환경에 더해 전담 조직 신설로 체납금을 정리하자는 게 안행부의 취지다. 안행부 관계자는 "해운대구는 2012년 3월 전담조직을 신설한 뒤 징수율이 4.5%에서 12%로 상승했다. 금액으로는 11억 원에서 21억5900만 원으로 96% 오른 수치"라고 전담 조직의 효과를 설명했다.

하지만 인력 충원 부담 탓에 구·군이 조직 신설에 쉽사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전담조직은 각 부서에 흩어진 징수 담당자를 모아 만들어야 하는데, 이들이 다른 업무도 맡고 있어 업무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조직 진단이 시작되는 연말쯤에야 윤곽이 나올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