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내년 예산에도 초정~화명 광역도로 건설 2단계 사업을 반영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9000억 원을 투입한 산성터널 통과 외부순환도로가 제 기능을 못할 것이 확실시된다.

16일 부산시와 김해시에 따르면 김해시가 초정~화명 광역도로 2단계 사업인 초정~안막 구간(2㎞) 건설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올해도 편성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여 부산시에 비상이 걸렸다. 김해시는 이 구간 도로를 개설하는 데 820억 원이 필요하지만, 경전철 최소운영수익보장(MRG) 때문에 이 구간에 시비를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1단계 사업으로 이미 완공된 화명대교 진출입 나들목 사업비 중 김해시 부담금도 아직 상환하지 못한 상태다. 김해시 관계자는 "자체 예산으로는 사업비 마련이 도저히 불가능하고 국비 지원 폭을 늘려줄 것을 정부와 경남도에 요청하고 있지만 사업비 확보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2017년 말이면 산성터널이 뚫려 금정구에서 화명대교까지 10분이면 갈 수 있지만, 화명대교에서 길이 막혀 김해로 원활하게 이동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초정~안막 도로가 완공되지 않으면 2㎞ 거리를 좁은 도로로 4~6㎞ 둘러가야 한다. 안막에서 김해시청까지 거리도 이 도로를 개설하면 9㎞이지만, 완공하지 않으면 3㎞ 더 달려야 한다.

내년 예산에 사업비를 편성해 착공해도 3년 정도 걸리는 공사여서 2017년 말까지 마치기 빠듯하다. 이 구간은 연약지반이라 공사가 오래 걸린다. 부산시는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공사를 시작해달라고 김해시에 요청했지만, 김해시는 그동안 지방채 발행이 많아 여의치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2003년 두 지자체는 도로건설 사업시행 협약을 체결해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당시 협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제재를 가하는 내용을 포함하지 않아 부산시는 김해시만 바라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2017년 말까지 완공되지 못하면 산성터널 통행량이 예상량인 하루 2만3700대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1조 원 가까이 투입된 도로의 꼴이 우습게 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