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승·지연사태… 승객들 "불안"

세월호 참사 여파로 온 국민이 안전에 큰 관심을 쏟고 있는 가운데 하루 사이 열차 2편이 잇따라 지연 운행하는 사고가 발생, 승객들이 불안에 떨었다. 

23일 오후 1시44분께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던 KTX 139열차가 오송역에서 제동장치 이상으로 멈췄다. 승객들이 내린 뒤 다음 역으로 출발하려던 순간 이상이 감지됐다. 당시 승객 530명은 다른 예비열차로 옮겨타기 위해 열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천안아산역에서 대기 중이던 비상 예비열차가 오송역까지 오는 데 시간이 걸려 승객들이 오송역 승강장에서 40분가량 기다렸다 지연 출발했다. 한 승객은 "승차권 환불 등에 대한 안내방송이 번복되기도 했고 어디서 환불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승무원은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고가 나자 코레일은 승객에게 운임의 15% 환불 또는 1년 이내 25% 할인을 제시했다. 코레일 '여객운송약관 및 부속약관' 제22조에 따르면 '승차권을 발권받은 사람이 KTX 20분, 일반열차 40분 이상 지연되면 승차일로부터 1년 이내에 출발하는 열차의 승차권을 구매하는 경우 일정 부분 운임·요금의 할인을 1회 청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6시30분께 부산역을 출발한 KTX 108열차가 100m가량 움직이다 갑자기 멈춰선 뒤 후진해 제자리로 돌아왔다. 기관사가 열차 이상으로 운행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결과였다. 승무원은 안내방송을 내보냈지만 승객들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가뜩이나 신경이 곤두서 있었기 때문이다. 승객 김모(여·23) 씨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심신이 많이 지쳐있던 터에 혹시나 큰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으로 짧은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다"며 "KTX를 이용할 때마다 열차가 정각에 목적지에 도착한 적은 손에 꼽을 정도다. 코레일 측이 열차 정비에 더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291명은 다른 열차로 옮겨탔지만 애초 예정된 시간보다 19분 늦게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코레일은 "열차 운행 중 사고가 난 것이 아니고 미리 사고 위험을 감지하고 운행을 멈춘 것"이라며 "보상 안내에 대해서도 승객에게 수차례 설명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