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색 해역 범위 넓혀 구조 작업
- 조류 약해지는 틈 타 선체 접근

17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여객선 세월호(6852t) 침몰 사고 해역. 진도 쉬미항에서 배로 1시간 30분 만에 도착했다. 사고 해역에는 침몰된 여객선의 선수 앞부분 일부만 5m가량 솟아 있었다. 수십 척에 달하는 군함과 어선이 사고 해역을 중심으로 넓게 퍼져 있었다. 특히 이날 오전 시신 1구가 사고 선박에서 120여 m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됨에 따라 수색 해역 범위를 넓혀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구조 작업 전반은 해경 경비정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 어민의 어선들도 해경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등 일사불란한 모습이었다.

또 사고 해역은 아침부터 특공대원들이 승선한 리브보트의 움직임으로 부산했다. 척당 4, 5명의 구조대원이 승선했다. 이들은 조류 여건이 좋아지는 대로 수시로 선체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강한 조류에 잠수부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선수 부분쪽에서 잠수했지만 강한 바다의 흐름에 선미까지 순식간에 밀려나는 모습이었다. 이들이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정조 시간대. "유속이 강하면 역으로 잠수부가 선체로 빨려 들어갈 수 있는 위험도 안고 있다"고 해경 관계자는 전했다.

게다가 이날 구조 작업 현장에는 비가 내려 기온이 뚝 떨어졌다. 사고 해역의 수온은 11.2도였다. 구조대 관계자는 "날씨라도 따뜻했으면 좋겠지만 이마저 도와주지 않는다"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세월호는 가장 북쪽의 조도면 맹골도와 거차도 사이에서 가라앉았다. 이 해역은 조류가 빠르기로 유명한 맹골수도다. 맹골수도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 울돌목 다음으로 조류가 세다. 이 해역의 유속이 가장 빠를 때는 시속 11.11㎞에 달한다. 지난 16일 사고 당일 유속은 시속 8㎞였다. 잠수부들이 수중에서 중심을 유지하며 버틸 수 있는 유속이 시속 1.85㎞ 정도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엄청나게 빠른 유속이었다.

결국, 사고 해역에서 인명 구조의 관건은 조류의 세기다. 원래 유속이 빠른 사고 해역 인근은 보름달이 뜨는 시기에 조류 세기가 가장 극심하다.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초속 50㎝ 이하의 조류 상황에서 잠수부가 활동할 수 있는 조건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보름을 맞은 현재 사고 지점 인근 해역은 조류가 최대 초속 270㎝에 이를 정도다. 아무래도 당분간은 잠수부들이 쉽사리 선체에 진입하지 못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서해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잠수 인력은 조류의 세기가 일시적으로 약해지는 틈을 타 수시로 선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선체에 공기 주입 작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