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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울산 태화루 앞의 문화휴게동에서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방종근 기자 |
- 전문가, 안일한 행정 잇단 비판
이달 중순으로 예정됐던 울산 태화루 준공이 돌연 한 달여 뒤로 연기됐다. 부속물인 문화휴게동 시설 보완이 표면적인 연기 사유지만 울산시가 400년 만에 복원을 추진하면서 전체 흐름을 보지 못한 채 성급하게 사업을 밀어붙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는 당초 지난 16일로 계획되어 있던 태화루의 준공식을 다음 달 25일 이후로 연기한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그 이유로 문화휴게동에 대한 시설 보완작업을 거론했다.
태화루 누각은 전통적인 '주심포'(柱心包·지붕의 무게를 분산시키기 위해 기둥 위에 짜임새를 만듦) 양식인데 반해 문화휴게동은 화강암 벽체의 슬라브 구조로 된 서구양식이어서 상반된 느낌을 주고 있다. 문화휴게동은 휴게실과 홍보실, 사무실, 화장실 등이 들어서 있는 태화루의 부속 건물이다.
또 이 건물이 태화루의 앞에 들어선 까닭에 멀리서 보면 마치 현대식 건물 위에 기와지붕을 올려놓은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현재 태화루는 누각 건립 등이 모두 끝난 상태이며 마무리 작업으로 조경과 울타리 석축 공사 등이 진행 중이다.
시는 준공에 앞서 태화루건립자문위원회와 인테리어 전문가 등의 자문을 거치는 과정에서 태화루와 문화휴게동의 부적절한 조화가 지적됐다. 자문위원들은 "문화휴게동이 태화루의 부속시설이기는 하지만 현대식으로 만들다 보니 본루와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이래서는 복원의 의미가 없으며 시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외면받을 것"이라는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문화휴게동의 외벽 설계변경 등을 통해 시설 보완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지역문화계 등에서는 시의 허술했던 복원정책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건물을 설계하거나 복원할 때는 주위 배경과의 조화 여부를 우선으로 챙겨야 하는데 시가 외부 성과에만 급급하다 보니 이런 점을 놓쳤다는 것이다.
한 문화계 인사는 "옛 건물을 다시 세우려면 주위와 얼마나 어울리는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라며 "이런 점을 시가 간과했다니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문화휴게동이 먼저 공사에 들어갔고 이후에 태화루 본루 복원이 시작된 까닭에 다소 차질이 있었던 것 같다"며 "빠른 시일 내 공사를 마무리한 뒤 개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준공이 연기된 태화루는 시가 506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1년 9월부터 복원에 들어갔다. 조선시대 때 밀양의 영남루, 진주의 촉석루와 함께 '영남 3루'로 꼽혔으나 임진왜란 때 불에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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