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남 밀양시 상동면 밀양강 상류 하천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주민이 뗏목을 타고 공사 현장에 다가오자 경찰들이 접근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과 검찰이 한국전력의 경남 밀양지역 송전탑 공사 방해를 주도한 혐의(업무 방해) 등으로 체포한 사람들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이 잇달아 기각되면서 무리한 법 적용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4일 밀양시 등에 따르면 창원지법 밀양지원은 최근 노동운동가 A(48) 씨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에서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울산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는 A 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6시40분께 밀양시 상동면 121번 송전탑 공사 진입로 앞 잠수교에서 주민 18명과 함께 송전탑 공사용 차량 6대를 가로막는 방법으로 1시간가량 공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송전탑 공사 재개 후 공사를 방해한 혐의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환경단체 회원 등 8명 가운데 5명이 기각됐다.

이에 대해 송전탑 반대 대책위 등은 경찰의 진압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연행한 것은 밀양 송전탑에 연대하려는 이들에게 심적 부담을 주려는 시도라며 "연대의 손길을 흔들기 위해 구속영장 신청을 남용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대책위의 발언이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밀양경찰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공사 방해 혐의 등으로 체포한 사람은 24명이나 된다. 구속 사유가 있는 사람에게만 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에 이를 남용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