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기마다 구보·홈페이지에
- 지출목적·일시 등 기재키로

부산의 한 기초의회에서 업무추진비 공개 조례를 입법 예고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해마다 전국적으로 업무추진비와 관련한 말썽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업무추진비의 투명한 공개로 행정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산 동구의회는 최근 부산지역 기초지자체 중에서 처음으로 '업무추진비 공개 및 지출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3일 밝혔다. 조례안은 의견수렴 절차 등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조례안에 따르면 구청장, 부구청장, 4급 이상 공무원, 구의원이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분기마다 한 번씩 구보나 구청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업무추진비에 대한 공개청구가 있으면 비공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지출결의서 및 지급 결의서 ▷현금출납부 및 내부결재 서류 ▷관련 견적서, 영수증, 신용카드 전표 등 증빙서류 등을 공개한다.

업무추진비 서류를 작성할 때는 구체적인 지출목적, 지출일시와 장소, 사용자와 사용대상자 숫자 등을 반드시 기재하도록 명시했다. 또 의회 방문객을 위한 기념품 또는 구청사 방문객을 위한 선물을 사들일 경우에는 구매일시, 구매업체, 물품내용, 전달대상자의 소속단체와 직위 등을 꼼꼼히 적도록 했다.

세부적인 지출 기준도 마련했다. 업무추진비 지출은 신용카드 사용 원칙을 세웠다. 조의금과 축의금은 산하기관 공무원에 한정해 집행하고 금액도 5만 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업무추진비를 현금으로 지급한 경우에는 영수증을 첨부해야 한다. 만약 영수증을 받을 수 없다면 지급목적·지급일시·금액·대상자 등이 나타난 집행명세서를 회계증빙서류에 첨부해야 한다.

이외에도 업무추진비 사용 금지 항목에는 ▷각종 동우회와 시민사회단체 회비 ▷언론과 방송사에 대한 현금성 지출 ▷기초의원 해외연수 등에 대한 지원금 ▷공무원 국·내외 출장 격려금 등이 있다.

이 조례안을 발의한 강춘남 동구의원은 "업무추진비나 사회단체보조금 사용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데 이번 조례 제정으로 더욱 깨끗한 행정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경실련 이훈전 예산감시팀 국장은 "이 조례안은 모범을 보여야 할 부산시의회를 비롯해 다른 기초의회로 확산돼야 한다"며 "청렴 도시 부산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