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지역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올해 강원 춘천에도 문을 연다.

동춘천농협(조합장 양승일)은 올해 상반기 학곡지점 하나로마트에 165㎡ 규모의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장,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판매하겠다고 29일 밝혔다.

이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는 토마토, 오이, 복숭아, 풋고추, 가지, 호박뿐만 아니라 약초, 견과류, 친환경 쌀, 잡곡 등 농가들이 텃밭에서 소규모로 출하하는 농산물까지 모두 판매할 계획이다.

동춘천농협이 로컬푸드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고령화로 말미암은 농촌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이다.

농사를 짓는 주민이 대부분 60세 이상인 데다 규모가 작다 보니 농가들은 농산물을 출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어르신 등이 텃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당일 판매하는 직매장 개설을 추진하게 됐다.

동춘천농협이 로컬푸드 직매장에 농산물 납품 의사를 물어본 결과 이미 70여 농가에서 동남아 작물과 건강 채소 등을 생산, 납품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신선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판매하기 위한 유통단계를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현재 농산물은 서울의 도매시장에서 경매를 거쳐 전국으로 출하되면서 유통단계가 최소 5단계나 된다.

유통 과정이 늘어나면서 농산물 가격은 점점 비싸지고, 최종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기간이 2∼3일이나 걸리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동춘천농협이 추진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농가가 그날 생산한 농산물을 그날 납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벽에 농가가 농산물을 수확, 직접 매장에 가져와 가격을 표시하고 남은 물건은 그날 회수하도록 해 소비자는 가장 신선한 농산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매대의 물건이 팔리는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보충하도록 폐쇄회로TV를 설치, 농가가 외부에서도 스마트폰 앱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동춘천농협은 로컬푸드 직매장이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동춘천농협은 내달 결산총회를 하고 나서 1개월가량 리모델링 작업을 마친 뒤 직매장을 개장할 방침이다.

박숭필 학곡지점 과장은 "춘천이 시장규모는 작지만, 지역 농산물을 사고팔 수 있는 매대를 갖춰 놓으면 새로운 농가 소득을 창출할 수 있어 로컬푸드 직매장을 열기로 했다"며 "이번 사업이 성공하면 농산물 출하기에만 돈이 있고 나머지 기간에는빚으로 사는 농촌 현실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역 농산물을 학교급식 자재로 활용하는데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원도와 강원도교육청은 학교 농산물은 가능한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지역별로 급식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도는 학교 급식에 도내산 농산물을 100% 사용해줄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도교육청은 급식 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농협 강원지역본부 연합사업팀 심명갑 팀장은 "로컬푸드 직매장은 지역의 농산물을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취지"라며 "로컬푸드는 학교 급식과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 강원본부는 동춘천농협 이외에도 원주 원예농협, 홍천 서석농협에 로컬푸드 직매장 개장을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