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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첫 정기공연을 치를 예정인 한울타리 오케스트라 단원들. 금정구 제공 |
- 주부·퇴직자 등 아마추어들
- 꿈 이루고 우울증 치유 등
- 음악으로 삶의 즐거움 얻어
"음악을 통해 즐겁게 사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모두 초보지만 마음만은 여느 전문 오케스트라에 뒤지지 않습니다."
연주가를 꿈꾸던 전업주부, 엄마와 딸, 퇴직자 등이 모여 만든 부산의 한 오케스트라가 화제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금정구 주민들이 모인 '한울타리 오케스트라'가 바로 그 주인공.
오케스트라에서 플루트를 담당하고 있는 김연경(여·48) 씨는 대학 시절 피아노를 전공했다. 하지만 졸업과 동시에 남편과 결혼을 하게 됐고 아이를 낳으면서 다시는 피아노를 만지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여름 우연히 온천천 산책로 인근에 오케스트라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금정구 공고를 보게 됐다.
김 씨는 "공고를 보는 순간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며 "연주회를 통해 어릴 적부터 꾸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굉장히 설렌다"고 웃으며 말했다.
바이올린을 맡은 김혜진(여·58) 씨는 회사를 그만둔 2년 전부터 극심한 우울증을 겪어 왔다. 우울증으로 대인기피증까지 겪었던 김 씨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 2년여 동안 바깥출입도 쉽게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에 참가한 이후 김 씨의 생활은 180도 바뀌었다. 김 씨는 "상담을 해주는 의사는 물론 주변 사람들이 '정말 행복해 보인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배우고 싶은 악기도 배울 수 있어 요즘 사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미소 지었다.
오케스트라 수강생 28명은 지난해 10월부터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다양한 오케스트라 악기를 배워왔다. 21일 금정문화회관에서 첫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이들 중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워본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다.
하지만 수강생들은 주 2회 오후 7시부터 금정문화회관 연습실에 모여 2시간 반 동안 개별 연습과 악기별 소리를 맞추는 연습을 반복했다. 이 '초보 연주자'들은 주 2회 연습으로 모자라 연습이 있는 날이면 몇 시간 전에 미리 나와 개별 연습하기도 하고 주말에는 가까운 교회에 따로 모여 연습했다. 처음 연주회를 한다는 기쁨에 열과 성을 다했다. 성취감도 시간이 갈수록 더해졌다.
한울타리 오케스트라 김영희 회장은 "첫 번째 공연 이후에도 지역 내 경로당, 아동시설, 장애인시설, 요양원 등에 매월 찾아가는 작은 음악연주회를 지속해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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