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재가동에 들어간 지 50여 일 만인 28일 새벽 고장으로 멈춰선 고리 1호기. 국제신문 DB |
- 수명연장기한 4년이나 남아
- 정상가동 여부 의구심 증폭
- 한수원 정확한 원인도 몰라
- 부울경지역 주민 불안 고조
- "경제성 없고 안전성도 문제"
- 환경단체 등 가동중단 촉구
28일 새벽 고리 1호기가 고장으로 인해 가동 정지되자 전력당국은 난방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철 전력수급 대책을 당장 걱정하고 나섰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올해 고리 1호기의 제30차 계획예방정비 기간은 4월 12일~10월 5일로 냉방수요가 높은 여름철이었다는 점을 들며 고리 1호기가 전력 대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리 1호기의 31차 계획예방정비도 겨울철 '피크시기'인 내년 1월로 예정돼있다.
그보다는 176일간 계획예방정비를 받은 지 50여 일 만에 고장으로 멈춰선 고리 1호기가 과연 제대로 정비를 받았는지, 고리 1호기의 상태가 안전한지를 의심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다. 고리 1호기가 앞으로 4년이나 남은 수명 연장 기한까지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예방정비 이후 50여 일 만에 '고장'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봐야 알겠지만 이번처럼 계획예방정비 이후 50여 일 만에 고장으로 정지된 사례가 드물다"고 밝혔다. 고장 원인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원전 1기에 200만~250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데 그 중 터빈 발전기 계통에 들어가는 부품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원전 단지를 끼고 사는 부산 울산 경남 800만 주민들의 불안감과는 분명히 온도차가 크다. 게다가 한수원이 고장 원인 파악이 쉽지 않은 이유로 들고 있는 250만 개에 달하는 부품이 언제 어떻게 고장 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민의 77.8%가 원전 안전성 우려
마침 이날 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설문조사에서 국민의 대부분(77.8%)이 원전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원전정책에 대한 불신감(53.9%)도 신뢰도(43.1%)를 앞섰다. 원전 축소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감수할 수 있다(45.2%)'는 의견이 반대(38.4%) 의견보다 높았다.
일정 부분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원전을 줄이거나 없애야 한다는 '적극적인 탈원전 정책'을 지지하는 국민이 더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맥락에서 고리 1호기의 수명 연장 기한을 이번 기회에 단축하더라도 이를 찬성하는 국민들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고리원전 1호기의 발전용량인 58만 ㎾는 전체 발전설비의 0.7%가 채 되지 않는다.
■경제성도 없는 고리 1호기
안전성 문제 외에도 경제성으로도 고리 1호기의 폐쇄는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당초 고리 1호기의 수명을 10년 더 연장하면서 정부는 1488억 원의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전 해체 비용이 배 가까이 증가한 6033억 원으로 치솟으면서 오히려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지난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핵 없는 부산, 핵 없는 대한민국'을 목표로 부산지역 61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결성된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잦은 고장과 점점 늘어가는 유지비, 보수비용, 온갖 부정과 비리에 젖어 있는 우리나라 원전에서 정비가 끝난 지 두 달도 안 돼 최고령 핵발전소가 고장이 난 것"이라며 "29일 기자회견을 통해서 안전은 물론, 경제적으로도 이미 가치를 의심받고 있는 고리 1호기의 폐쇄를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번 가동 중단은 고리원전 1호기가 어디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노후한 상태라는 것은 방증하는 사건"이라며 "고리원전 1호기 인근에는 400만 명의 인구와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는데 이곳에 사고가 발생한 경우를 가정한 모의실험에서 수십만 명의 인명피해와 수백조 원의 경제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고리 1호기를 즉각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수명연장 이후 고리 1호기 고장 일지 |
2008년 8월 |
송전선로에 낙뢰가 떨어지면서 원자로 냉각펌프 정지 |
2010년 7월 |
송전선로에 낙뢰가 떨어져 원자로 자동정지 |
2011년 4월 |
차단기 고장으로 터빈-발전기 정지 |
2012년 2월 |
계획예방정비 도중 전원 상실 |
2013년 11월 28일 |
터빈 계통 고장으로 추정되는 사고 발생 |
※자료: 원자력안전위원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