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흡연 부스. 장호정 기자

전국 최대 규모의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흡연 부스 설치 논란에 휩싸였다.

13일 부산 해운대구 등에 따르면 스마트 비치 운영사 IBC는 최근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 광장에 설치된 가로 3m, 세로 6m 크기의 2층 컨테이너에 흡연 부스를 운영하기 위해 담배소매인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IBC 측은 지난 여름 스마트 비치의 수익 감소를 보전하기 위해 흡연 부스 설치를 추진하다가 반대 여론에 밀려 중단한 바 있다. 스마치비치는 파라솔 대여 등 각종 시설과 장비 사용료를 현금 결제하는 대신 'QR코드'나 '팔찌형 이용권(QR밴드)' 등을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구는 담배 판매인조합 현장조사를 거쳐 이번 주 안에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으로, 지정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는 담배소매인 지정이 되더라도 흡연 부스에서 실제 담배 판매는 불허할 방침이다. 흡연 부스 내 담배 광고 유치와 음료수 등 자판기 운영만 허락하겠다는 것이다.

구의 이 같은 방침은 2011년부터 3년간 무인발권기, 전자발권시스템 등의 설치 및 업그레이드와 운영비로 40여억 원을 미리 투자한 IBC의 수익 때문이다. 이 업체는 설치한 시설과 장비를 구에 기부채납해 2015년까지 프로모션을 통해 이익을 얻게 돼 있다. 그러나 금주·금연 방침에 이른바 돈이 되는 주류·담배 광고 유치를 하지 못해 적자 폭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IBC는 해운대구에 운영·관리비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부스 위치가 해수욕장보다는 도로와 더 가까워 해수욕장 내 금연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지는 않는다"며 "장기적으로 해운대해수욕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바가지요금 개선 등 해수욕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스마트비치 활성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산의 상징인 해운대해수욕장 내 공용부지에 담배소매인을 지정하는 데 대한 반발이 거세다. 국가가 추진 중인 금연정책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부산을 찾는 내·외국인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시의회 관계자는 "해운대해수욕장은 금연구역조례에 따라 절대 금연구역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에 들어선 가설건축물을 특정 업체가 사적 이득을 취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