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부산 최대 규모의 사상구청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직원들이 모니터를 살펴보고 있다. 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골목길·학교 운동장 등
- 우범지대 표시된 20곳은 10초마다 구석구석 감시

- 사건사고 땐 112·119 출동
- 어린이 SOS 안심서비스도

"카메라가 김길태 사건 발생지인 덕포동을 비추면 본능적으로 더 집중하게 됩니다."

3일 오후 부산 사상구청 4층 CC(폐쇄회로)TV 통합관제센터. 관제요원 10여 명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모니터 화면을 반으로 나눠 오른쪽에는 지도가, 왼쪽에는 각기 다른 곳을 비추는 CCTV 화면 3개가 있었다.

지도에는 우범지대 20곳이 점으로 표시됐다. 점은 빨간색 선으로 이어졌고, 이 선을 따라 왼쪽 화면은 10초마다 자동으로 바뀌었다. 화면은 주례동에서 괘법동, 덕포동 등으로 위치를 바꿔가며 골목길과 학교 운동장의 모습을 차례로 비췄다. 경찰관이 차를 타고 순찰을 하는 것과 같은 역할이다. 이는 사상구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GIS 맵 무인순찰 솔루션'이다.

낮이어서 1시간 동안 특별한 '이벤트'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벤트는 누군가 담을 넘거나, 한 장소에 10여 명의 사람이 갑자기 몰려드는 돌발상황을 뜻한다. 센터는 이벤트가 발생하면 즉시 112와 119에 출동신고를 한다.

이 밖에도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할 때 지급된 단말기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카메라가 어린이 쪽을 비추는 '어린이 SOS 안심서비스' 등도 시행되고 있다.

부산 최대 규모의 CCTV 통합관제센터가 사상구에 들어섰다. 5일 개소식을 열면 정식업무에 들어간다. 국비와 시비 등 18억 원이 투입된 이 센터는 410㎡ 규모다. 최근 개소한 서구(313㎡)와 동구(275㎡) 등 부산지역 7개의 센터 중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한다.

센터 설립 장소를 놓고 고심하던 구는 묘책을 썼다. 4층 청사 옥상에 1층을 더 올려 이 안을 센터로 꾸민 것이다. 자연스레 충분한 공간이 확보됐다. 넓은 관제실은 물론 다른 구에서는 갖추지 못한 재해재난 브리핑실과 어린이체험관, 직원 휴게실 등도 조성했다. 여기에서 경찰관 3명과 구 직원 3명, 관제인력 16명 등이 24시간 총 396대의 CCTV를 관제한다. 애초 방범용(153대) 불법주정차 단속용(48대) 등으로 CCTV는 해당 기관이 각자 관리하고 있었다. 구는 지난 7월부터 2달간 시험운영을 한 결과 특이상황으로 판단해 112 순찰차량이 26번 출동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송숙희 사상구청장은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가능해져 더는 김길태 사건 같은 끔찍한 일을 떠올리지 않아도 된다"며 "여성친화 안전도시 사상 만들기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