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청서 수거한 불법 현수막
- 지원 받아 업자에 되팔기도
유령 사회적기업을 설립해 수천만 원 상당의 국고보조금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를 이용해 매출전표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담당 구청의 눈을 속였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27일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받은 뒤 담당 구청으로부터 국고보조금 등 5200만 원 상당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및 고용보험법 위반)로 업주 김모(53) 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2011년 11월 폐 현수막을 재활용해 로프와 자루를 제작하는 A 법인을 만들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법인은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동안 근로자 6~8명의 임금을 국비로 지원받았다.
지급된 금액은 1인당 월 90여만 원 정도로 총 472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김 씨는 실제 이들을 A법인이 아닌 자신의 현수막 제조업체에 근무시켰다. 건물 1층이 김 씨의 회사이고, 2층이 A법인이었다.
A 법인은 연 매출 7000만 원 이상 올리겠다는 내용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A 법인의 5개월 매출은 1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구청에 보고하는 매출기록 서류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를 이용해 가짜 매출전표을 부정하게 발급받아 제출했다.
이들은 심지어 담당 구청의 호의까지 악용했다.
구청이 불법 현수막을 수거해 A법인에 가져다 주면 오히려 현수막 설치업자를 찾아가 헐값에 되팔았다. 장당 3000원 정도 받고 팔아 77만 원 상당의 돈을 챙겼다.
또 김 씨는 자신의 현수막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던 권모(52) 씨 등 2명에게 회사를 그만둔 것처럼 서류를 꾸며 지난해 8월부터 5개월간의 실업급여 460만 원 상당을 받게 했고, 이를 다시 가로챘다. 경찰은 허위로 국고보조금을 청구하는 사기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