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분수 등 겉치레 치중 탓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낙동강살리기 사업 43공구인 부산 사상구 삼락천(본지 지난 7월1일 자 1·3면 등 보도)에서 22일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생태하천 복원 정비공사 준공식'을 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574억 원을 쏟아부은 강에 '죽음'이 떠다니자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질 개선은 뒤로 하고 음악분수 같은 외관에 치중한 반쪽공사 탓에 빚어진 참사"라고 지적했다.
1㎜가량의 비가 내린 이날 오전 사상구 괘법동 분수광장 앞 삼락천. 붕어와 배스 수십 마리가 허연 배를 드러낸 채 수면으로 떠올랐다. 흑녹색 물에선 역겨운 악취가 풍겼다. 폐스티로폼이나 빈 캔 같은 생활쓰레기도 둥둥 떠내려왔다. 1㎞ 상류인 삼덕초등학교 앞에서도 악취는 진동했다. 하루 전 허남식 부산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생태하천 준공식이 열린 곳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였다.
주변 주민들은 물고기 떼죽음 사태를 발견하고 경찰과 시 낙동강관리본부·사상구청에 신고했다. 사상구는 인력을 투입해 건져올린 산 물고기를 수돗물로 헹궈 낙동강으로 되돌려 보내는 작업을 했다. 한 공무원은 "실제 죽은 물고기는 몇 마리 되지 않는다. 큰 피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가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현장조사에 나선 환경단체 회원들은 '예고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또 생태복원과 수질개선 대신 친수공간을 만든다며 토목사업에 치중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물고기 집단폐사는 이날 내린 비를 타고 공장과 가정의 오·폐수가 흘러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락·감전천 주변에는 아직 분류식 하수관거가 설치되지 않아 적은 비가 와도 각종 오염원이 유입된다. 하천 바닥에는 아직 오염토가 쌓여있다.
낙동강관리본부는 지난 6월부터 오염원 희석을 위해 낙동강 물을 삼락천으로 흘리고 있다. 많게는 하루 8만6400t을 끌어쓴다. 이때 다양한 동·식물도 함께 유입된다. 학장천살리기주민모임 강미애 대표는 "이날 피해 물고기는 500마리가량이었지만, 더 큰 비가 내리면 사태는 심각해질 것"이라며 "하천 준설 등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런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는 "빗물과 생활하수를 분리시켜 배출하는 분류식 하수관거 설치가 모두 끝나는 2016년까지는 이런 상황이 되풀이될 것 같다. 하천 준설과 함께 폐수 배출이 우려되는 업체의 감시·감독을 철저하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