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부지는 문화와 휴식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고가 하선부지는 지역 여건에 맞는 도심 속 휴식처로'.
2014년 완공되는 동해남부선 복선화로 남게 되는 부지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잇달아 마련됐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21일 오후 7시30분 해운대문화회관에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활용방안 논의를 위한 주민 워크숍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해운대구 우동 올림픽 교차로~동부산관광단지 9.8㎞에 이르는 해운대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어떻게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지가 논의됐다.
발표자로 나선 이경희 푸른길 사무국장은 2003년부터 공사가 시작된 광주 폐선부지의 '푸른길'을 성공사례로 들며 "시민에 헌수기금을 받아 시민의 이름으로 푸른길에 나무를 식재하게 했던 것처럼 공원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폐선구간은 자전거 도로와 산책로 등으로 조성하고, 인근 역사는 박물관과 기념관으로 활용 중인 목포, 나주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경성대 강동진(도시공학) 교수는 일본 오타루 테미야 폐선부지가 각종 축제의 장으로 활용되는 사례를 들며 "해운대 동부남해선 폐선부지도 문화와 경제의 집객 공간으로 변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동해남부선과 같은 산업유산은 문화재적 가치는 다소 떨어지지만 입지조건이 굉장히 양호해 재활용하기에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부산시청에서 열린 (사)부산녹색도시포럼 심포지엄에서는 동해남부선 복선화로 생기는 고가 하부의 공원화 방안이 논의됐다. 부산을 통과하는 동해남부선 길이는 총 39㎞로 이 중 도심 구간인 거제역~수영역이 공원 조성 대상지.
발표자로 나선 기단조경기술사사무소 윤인규 대표는 해운대구간은 수영역과 재송역 사이 약 750m로 고가의 높이가 비교적 낮고 접근성이 떨어져 적극적으로 공원화하는 데 한계가 있어 녹지 중심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동래 구간(안락~교대)은 철도 주변에 주거지가 밀집돼 있어 공원이용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문화·예술과 연계한 생활형 공원으로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윤 대표는 "폐선을 철거하기보다는 원형을 보존해 역사를 살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남문구~거제역은 인근 법조타운과 대단지 아파트가 있는 만큼 운동공간을 갖춘 주민생활 공원 조성을 제시했다. 윤 대표는 "고가 하부를 활용하면 해운대구 센텀시티에서 부산시민공원까지 이어지는 보행로와 자전거도로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