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경찰서가 내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정완근(40) 경사에 대해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사건 내막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일단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이 씨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마쳤지만 임신 여부는 밝혀내지 못했다.

태아가 형성된 흔적이 없는 데다, 시신의 부패 상태가 워낙 심해 임신 초기 단계인지도 밝혀낼 수 없었다는 것.

하지만 경찰은 '거짓 임신' 쪽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다. 이 씨의 휴대전화 기록을 분석해보니, 실종되기 전 한 지인에게 '7월 11일에 생리를 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게 그 근거다.



경찰 관계자는 "이 문자메시지가 사실이라면 이씨가 주장했던 임신 주기와 메시지의 내용이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씨의 유족들은 "경찰이 정 경사의 일방적 얘기만 듣고 '꽃뱀'으로 몰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 씨의 여동생은 언론 인터뷰에서 "언니가 정 경사에게 빨간줄이 그어진 임신 테스트기를 보여줬더니 정 경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었다는 이야기를 언니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또 "언니는 정 경사에게 낙태비 명목으로 단지 120만 원을 요구했고, 정 경사도 그 돈을 주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숨진 이 씨가 임신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에 낙태비 80만 원과 약값 40만 원 등 120만 원을 요구했고, 낙태한 뒤엔 내연 관계를 정리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 씨의 유족들은 "정 경사가 형량을 감경 받으려고 이상한 여자로 몰고 있다"며 "경찰이 정 경사의 일방적 얘기만 듣고 언론에 흘리면서 마치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한 '꽃뱀'처럼 인식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유족들은 특히 '우발적 범행'이라는 경찰의 잠정 결론에 대해서도 울분을 표시하고 있다. "정 경사의 범행은 계획적인 것이며, 경찰 수사에 미심쩍은 부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미심쩍은 부분이 없도록 수사하겠다"며, 송치 전까지는 '계획적 범행' 여부에 대해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정 경사는 지난 달 24일 오후 8시 30분쯤 군산시 옥구읍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이 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목 졸라 살해한 뒤, 군산시 회현면 폐창고 사이에 시신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충남 논산시의 한 PC방에서 붙잡힌 그는 이튿날 열린 현장 검증에서 "정말 죄송하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노컷뉴스/국제신문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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