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재경진주향우회 소속 한 회원이 서울시청 앞에서 비를 맞으며 서울등축제 연례화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진주시 제공

- 범국민 서명작업·항의방문
- 상경집회·법적대응 움직임

진주 남강유등축제를 베낀 서울시의 '서울등축제' 연례화에 대한 진주시민들의 반대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재경진주향우회 소속 회원들은 2일 오전 6시부터 서울시청과 청계천, 시장공관, 국회의사당 앞 등 4곳에서 축제 연례화에 반대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이날 오후 6시까지 벌였다. 향우회는 항의시위를 이달 말까지 계속할 방침이다.

앞서 진주문화예술재단과 진주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출향인사들로 구성된 '서울 등축제 대응 진주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달부터 서울시청 등 주요 지점에서 축제 중단을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서울시가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범국민 캠페인, 서명운동, 서울시 항의 방문, 박원순 서울시장 면담 등 조직적인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특히 비대위 간부들은 1인 시위 기간 중 박원순 서울시장을 직접 방문해 그동안 받은 서명부를 전달하는 한편 결단을 촉구할 방침이다. 현재 17만여 명의 시민들이 서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대위는 자신들의 이런 행동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에서 등축제를 끝내 중단하지 않으면 상경 집회와는 별도로 법적 대응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그동안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여러 번 면담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서울시가 앞으로는 상생협력방안을 거론하면서도 뒤로는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왔기 때문에 반대운동을 실행에 옮기게 됐다"고 말했다.

비대위가 서울등축제 중단운동에 나선 것은 서울시가 한국 방문의 해(2010∼2012년)가 끝났는데도 매년 관련 예산을 배정하는 등 축제를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서울등축제는 행사의 성격이나 전시 등의 모양, 소망등 터널, 체험행사 등 세부내용에서도 남강유등축제를 사실상 모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주시 측은 재정이나 인구 등 모든 면에서 지역에 비해 우월한 위치에 있는 서울시가 등축제를 열게 되면 남강유등축제가 고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면에는 6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지역의 축제를 서울시가 모방하는 것은 '문화 콘텐츠를 훔쳐가는 행위'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깔려 있다. 이 때문에 진주시는 지난해부터 서울시에 등축제 중단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