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장·강서 취지 맞는 사업 전무

부산시와 지자체가 올해 배정한 성인지예산 사업의 상당수가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구·군은 지역별로 격차가 커 담당자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은 2일 발표한 '부산시 2013년 성인지예산서 종합분석 보고서'에서 시와 16개 구·군이 작성한 올해 성인지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상은 361개 사업에 예산 3281억 원으로, 시 전체 예산 11조8063억 원의 2.8% 수준이다.

개발원은 각 사업에 대해 성인지예산 사업에 들어맞는지를 판단하는 대상사업 선정, 성인지예산의 핵심인 성별 수혜 분석, 성별격차 원인 분석 및 대책, 성과목표 설정 등 4개 사업으로 나누어 적절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시는 66개 사업 중 ▷북한이탈주민 지원 ▷결핵관리 ▷보육교직원 보수교육 등 40개 사업이 적절하지 않거나 적절성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군은 지역에 따라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동래구는 25개 사업 가운데 15개가, 금정구는 14개 사업 중 9개, 사상구는 25개 사업 중 13개 사업이 성인지예산의 도입 취지에 맞게 예산이 배정돼 적정성이 50%를 웃돌았다.

이에 반해 기장군과 강서구는 각각 성인지예산으로 14개 사업을 작성했으나 취지에 맞는 사업은 하나도 없었다. 남구는 20개 중 2개만, 서구는 12개 중 1개, 수영구는 16개 중 4개, 연제구는 13개 중 5개만 적절하다고 평가됐다.

상식적으로 보아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사업도 다수 포함돼 있다. ▷중구는 재활용 시책업무, 암환자 의료비 지원 ▷동구는 출산축하금 지원 ▷영도구는 영도소식지 제작, 부산항 축제지원 사업, 부동산 중개업 관리 ▷동래구는 동래읍성 역사축제 추진 ▷남구는 영·유아 보육료 지원을 각각 성인지예산에 포함했다.

개발원 홍미영 성평등연구부장은 "예산 수혜 대상집단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엉뚱한 사업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담당자들의 인식개선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성인지예산

국가 예산을 편성·집행하는 과정에서 남녀에게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예산이 성차별 없이 평등하게 배분될 수 있게 하는 제도. 중앙정부는 국가재정법 제26조에 따라 2010년부터 국가재정에 성인지예산서와 결산서를 작성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2011년 개정된 지방재정법에 따라 2013년도 예산부터 성인지예산서를 작성하고 지방의회 심의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 부산시와 구·군의 성인지 예산 적절성 지자체 총 사업 적절한 사업 (괄호안은 비율) 부산시 66 26(39.3%) 중구 19 10(52.6%) 서구 13 1(0.07%) 동구 11 5(45.4%) 영도 21 1(0.04%) 부산진 24 11(45.8%) 동래 25 15(60%) 남구 20 2(10%) 북구 21 8(38%) 해운대 23 10(43.4%) 사하 13 2(15.3%) 금정 14 9(64.2%) 강서 14 0(0%) 연제 18 5(27.7%) 수영 20 4(20%) 사상 25 13(52%) 기장 14 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