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회 변시 합격률 80% 그쳐

- 부산대 평균, 동아대 하위권

- 합격해도 연수자리 없어

올해로 도입 5년 차를 맞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돈스쿨', 예비시험, 합격률 상향 조정 요구 논란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 로스쿨은 존폐 위기에까지 내몰리고 있어 로스쿨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돈스쿨·예비시험·합격률 논란 

'돈스쿨'이 가난한 학생들의 법조계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돈스쿨이라는 말은 국내 사립대 로스쿨의 1년 등록금이 2000만 원, 3년 과정이면 6000만 원 이상이 들기 때문에 돈 잡아먹는 로스쿨이라는 뜻에서 만들어졌다. 사법시험과 달리 돈이 없는 학생들의 법조계 진입조차 막고 있다는 얘기다. 

대한변호사회 위철환(55) 회장의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 주장도 로스쿨 논란을 확산시키고 있다. 로스쿨에 입학하지 않고도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예비시험을 도입하면 로스쿨과 보완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지만, 대다수는 '고비용의 사교육을 부추긴다' '사법시험의 부활이다'며 반발하고 있다. 변호사시험(변시) 합격률이 해마다 낮아질 조짐을 보이는 점도 로스쿨을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제1회 변시 합격률은 87.1%였으나, 올해 치러진 제2회 변시는 75.2%에 그쳤다. 이런 추세라면 2014년에는 60%, 2015년에는 합격률이 50%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머지않아 합격률이 25%까지 떨어지면서 실패한 일본 로스쿨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부산변호사회 조용한 회장은 "1500명만 합격시키려고 해 합격률 논란이 나오는 것"이라며 "법조인으로서 최소한의 소양을 쌓으면 합격시키는 절대평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 로스쿨 존폐 위기까지 거론

지난달 발표된 제2회 변시에서 전국 25개 로스쿨 2기의 합격률은 80.8%. 그러나 지방 로스쿨생들의 합격률은 대부분 70%대에 그쳤다. 부산대가 겨우 전국 평균 수준을 유지했고, 동아대의 경우에는 전국 25개 로스쿨 가운데서도 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시에 합격해도 취업은 고사하고 의무 실무연수 자리를 구하는 것도 만만찮다. 이미 지역의 법무법인 등에는 서울 출신의 합격생들이 둥지를 틀었고, 모집 인원도 줄고 있다. 부산의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연수원 출신에 비해 로스쿨 출신은 실무 능력이 떨어져 일을 가르쳐야 하는 데다 월급까지 줘야 해 선뜻 부르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로스쿨 교수는 "부산에 대형 로펌이나 국가기관이 많지 않은 점도 문제지만 지역 법조계에서 지역 출신을 외면하는 것도 문제다"며 "지역 인재 양성이라는 측면도 고려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올해 국내 6대 로펌 입사자 77명 중 지방 로스쿨생은 3명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