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 '벽화마을' 관람 벗어나
- 지역 특색살린 기념품 개발
- 판매 수익금 공동분배 계획

독특한 벽화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통영 동피랑(동쪽의 벼랑)이 마을기업으로 변신,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통영시는 동피랑 전 주민의 지역 공동체인 '동피랑 사람들'을 최근 안전행정부가 마을기업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이 마을은 정부로부터 올해 5000만 원을 지원받는 데 이어 내년에는 성과에 따라 최고 3000만 원까지 추가로 지원받게 된다.

'동피랑 사람들'은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상품 디자인, 홈페이지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단순 벽화 관람 차원을 뛰어넘어 동피랑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살린 제품 개발과 판매를 통해 소득을 창출한뒤 그 이익을 주민이 골고루 나누겠다는 당찬 포부다.

이를 위해 천편일률적인 기념품 판매를 지양하고 동피랑에 오지 않으면 살 수 없는 독특한 제품 개발을 구상 중이다. 우선 동피랑 곳곳에 그려진 각종 벽화와 마을 모습 등을 담은 스카프와 손수건, 타월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또 통영의 전통 공예품인 누비 제품과 나전칠기 등에도 동피랑의 이미지를 담아 관광객들에게 내놓을 예정이다.

'동피랑 사람들'은 동피랑의 모든 주민 80가구가 조합원으로 가입한 통영 제 1호 생활협동조합이다. 여기서 나온 수익금 전액은 마을주민들에게 골고루 배분된다.

하루 3000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이지만 정작 사생활 침해와 소음 등으로 생활 불편을 인내했던 마을 주민들에겐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동피랑의 한 주민은 "관광객이 많이 오지만 지금껏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별반 없어 불만이 많았다"며 "새로운 동피랑의 탄생을 알리는 마을기업을 통해 또 다른 도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피랑은 한때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만 2007년부터 마을 골목과 담벼락에 고깃배와 갈매기 등 다양한 벽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벽화마을로 변신했다. '한국의 몽마르트 언덕'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일약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꼬불꼬불한 200여 m 골목에 80가구 다닥다닥 붙어 있어 옛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데다 통영의 중심항인 강구안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연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통영시와 푸른통영 21은 2년 주기로 '동피랑 블루스' 공모전을 통해 낡고 훼손된 벽화들을 새롭게 교체하면서 동피랑 언덕에 새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