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류충돌 방지·이동로 확보
- 맥도강 옆 습지생태공원화
서낙동강을 먹이터로 삼은 철새들이 5조4000억 원대의 프로젝트인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의 지도(본지 지난달 3일 자 1면 보도)를 바꿨다.
시는 9일 한국수자원공사와 환경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이 에코델타시티 개발계획 변경에 의견 접근을 봤다고 밝혔다. 핵심은 철새의 이동경로 확보와 습지생태공원이다.
우선 서낙동강에서 에코델타시티 건물 사이의 거리가 기본계획에 반영된 30~50m에서 평균 100m로 확대된다. 랜드마크가 될 상업·업무용(50만1000㎡) 건물은 최대 180m까지 뒤로 물러난다. 이격거리 증가로 서낙동강 옆 완충 수림대는 최소 10만 ㎡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에코델타시티의 공원·녹지율은 24.3%(습지생태공원 제외)이다.
고층건물은 조류 충돌(bird strike)과 빛 영향 방지를 위해 사선 제한(도로 폭에 의한 높이 제한)을 받는다. 특히 저층부 외관은 사각형이지만 고층부는 삼각형으로 설계해 철새가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도제한도 강화된다. 현재 에코델타시티의 71.2%는 김해공항 비행안전구역이다. 높이 45~145m까지 가능한 비행안전 6구역이 전체면적의 52.5%(623만9000㎡)로 가장 많다. 철새 이동경로에 대한 고밀도 개발 억제 대책을 실시설계에 반영한다는 것이 부산시의 입장이다.
체험형 조류공원으로 계획했던 맥도강 옆 100만 ㎡(약 30만 평)는 인공미를 뺀 습지생태공원으로 바뀐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순수한 철새 서식지와 먹이터 공간이 필요하다"는 환경단체의 요구가 대폭 반영됐다.
빗물의 효율적 관리기법인 저영향개발(LID) 적용범위도 평강천 옆 시범단지(36만9000㎡)에서 공공시설과 민간시설 전체까지 확대를 검토 중이다. 임경모 시 국제산업물류도시단장은 "환경성을 강화하면 에코델타시티의 경제성이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친환경 수변도시를 위해 환경단체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관합동조사단이 지난 2월 두 차례 철새 이동경로를 조사한 결과 34회에 걸쳐 2309개체의 서식지 간 이동이 확인됐다. 이 중 10회 569개체(24.6%)는 상업·주거지구의 상공을 가로지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