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사무실 계란투척 항의
- 갈등 지속 땐 지역경제 타격

현대자동차 노사가 두 달 만에 주말특근 재개에 전격 합의했다. 그러나 노조 현장조직들이 지부장(위원장) 직권조인을 이유로 합의 무효화를 주장하는 등 반발하고 있어 특근 파행이 우려된다.

30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지난 3월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시행되면서부터 중단된 주말특근을 오는 4일부터 재개하기로 지난달 26일 전격 합의했다. 노사는 이번 합의에서 근로자 1인당 평균 22만5000원의 주말특근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생산은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 두 달 만에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노조 내 현장조직들이 합의 무효를 이유로 주말특근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실제로 특근이 재개될지 미지수다.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문용문 지부장이 독단적으로 사측과 합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울산공장 내 9개 사업부(공장) 대표들은 지난달 29일 공동 유인물을 통해 문 지부장의 독단적 특근 합의에 동의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5개 완성차 사업부(1~5공장)에서도 공장 곳곳에 대자보를 내걸고 이번 주말 특근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특히 1공장 소속 조합원들은 이날 생산라인을 세우고 회사 본관 건물과 노조 사무실 앞에서 특근 거부 농성을 벌이며 수 백 개의 계란을 투척하는 등 거칠게 항의했다. 이들의 조업 중단으로 현대차는 300대의 차를 생산하지 못해 39억7000만 원의 생산차질이 빚어졌다.

노조 현장조직 관계자는 "지난 26일 열린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 본회의에서 사측 제시안에 불만을 가진 9명의 사업부 대표 전원이 교섭장을 퇴장한 상황에서 지부장이 직권 합의한 뒤 조인했다"며 "조합원의 뜻과 무관한 파행 합의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지부장은 성명을 통해 "주말특근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자칫 임단협 투쟁이 부실해질 수 있어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내린 결단"이라고 해명했다.

울산지역 시민단체 등에서는 "현대차 노사의 갈등이 길어지면 지역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이 올 수밖에 없다"며 "양측이 하루빨리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