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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구포시장의 '구포 개시장' 거리.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
4일 오후 부산 북구 구포시장 공영주차장 앞. 근처에 가기 전부터 닭똥 냄새와 같은 가축 분뇨냄새가 진동했다. 주차장 바로 앞에 있는 시장에서 나는 고기 썩는 냄새 같았다. 시장에 들어서자 가게마다 쇠창살이 설치돼 있는 우리 안에 개들이 가득했다. 이곳은 개고기 유통지로 유명한 속칭 '구포 개시장'이다. "고기 맛있게 삶아 드립니다"라는 안내판을 내건 가게 10여 곳이 성업 중이었다.
문제는 위생.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도축한 고기를 냉장 보관하지 않고 검은 비닐 속에 넣어 장기간 방치하는 가게가 많다. 칼이나 쇠망치같은 도축장비를 제대로 소독·살균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기의 유통기한이 따로 없어서 위생상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처럼 위생관리가 엉망인데도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는다. 개 도축과 관련한 법규가 없기 때문이다. 개는 축산물로 분류되지 않아 축산물위생관리법으로 처벌할 수가 없다. 단지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금지)에는 개의 목을 조르는 등 잔인한 방법을 쓰거나 공개된 장소,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이는 것은 금지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개에게 보이지 않게 가게 안쪽에서 도축하므로 현행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법적 맹점 때문에 현재 국내에는 합법적인 개 도축장이 없다. 위생이 불량한 장소에서 도축돼 소비자에게 공급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 관련법 개정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부산시 농축산유통과 관계자는 "비위생적인 개 도축을 뿌리 뽑기 위해선 합법적인 도축장을 만드는 방법밖에 없지만, 동물애호 단체가 반대하고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