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원 "실적화말고 질 따져야"

부산지역 6대 기초의원이 지난 2년 6개월 동안 직접 발의한 조례 제·개정 건수는 1인당 평균 1.1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의회의 존재 목적인 입법 기능을 사실상 상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부산지역 6대 기초의원 181명이 발의해 제정 및 개정된 조례는 총 195건으로, 2년 6개월 동안 1인당 평균 1.1건의 조례를 발의했다고 21일 밝혔다. 특히 의원 발의 조례 가운데 주민 생활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의회운영과 관련된 조례를 빼면 기초의원 1인당 발의한 조례는 0.8건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기초의회별 조례 발의 실적 편차도 심했다. 수영구의회가 의원 1인당 평균 3.3건(의회 관련 제외 시 평균 2건)으로 가장 많았고, 남구의회가 같은 기준 평균 2.3건(〃 1.8건)으로 두 번째였다. 반면 강서구의회는 의원 발의 조례 3건 모두가 의회 운영과 관련된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지난 2년 6개월 동안 한 건의 의원 발의 조례 제·개정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실련이 지난해 실시한 부산시의원 의정활동 2년 평가 당시 49명 시의원이 발의한 조례는 101개로, 1인당 2.1건이었다. 2011년 부산지역 18대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도 3년 동안 의원별 법안 대표발의는 1인당 30.2건이었고, 이 중 1.4건의 법안이 가결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와 달리 기초의회의 경우 의원 발의 조례가 대부분 통과되는 관행을 고려한다면 기초의회 조례 발의 건수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조례 관련 정보가 홈페이지에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조사 시작 시점인 지난달 말 기준 기초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조례 관련 정보를 자세히 제공하는 기초의회는 부산진구의회 등 5, 6곳에 불과했고, 조사 중 대부분 기초의회가 관련 자료를 업데이트했지만 중구의회 등 4곳은 현재까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부산 동구의회 도이락 의원은 "발의 건수만 갖고 평가하다 보니 실적경쟁으로 변질되고 있다. 현실에 맞지 않은 조례들이 제·개정돼 사장되고 있다"며 "조례의 질을 따지는 평가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