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명례일반산업단지 조성 공사 현장에서 막바지 성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폐수처리시설 공법 공모 때
- 업체에 공급권 주는 것처럼
- 제안서 작성지침 잘못 제작
- 갈등 유발로 공기 1년 지연
- 올해 말 입주 때 가동 어려워

- 시, 감사서 위반사항 적발
- 건설본부 공무원 3명 징계

국내 최대 민간산업단지인 명례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부산시의 어설픈 행정으로 1년가량 발목이 잡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산단은 부산에서 처음으로 지역 상공인들이 힘을 모아 조성하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폐수처리시설의 기자재 공급 방법을 놓고 시 건설본부와 처리 공법(工法) 업체 간 이견으로 빚어진 갈등은 공법 업체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일단 봉합됐지만, 분양 기업의 산단 입주가 본격화하는 올 연말까지 폐수처리시설이 정상 가동될지는 불투명하다.

25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장군 장안읍 명례산업단지(면적 155만 ㎡)의 폐수처리시설에 대한 특정감사를 펼친 결과 주관부서인 시 건설본부가 2011년 8월 폐수처리시설의 처리 공법 선정을 위한 기술제안 공모 절차를 수행하면서 '기술제안서 작성 지침'을 잘못 만들어 공법 업체와 갈등을 유발한 사실을 적발했다. 폐수처리시설은 하루 3300㎥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이며 총공사비는 169억 원(국비 70%, 민간사업자 30%)이다.

건설본부는 당시 기술제안서 작성 지침에서 공법 보유사가 공급하는 기자재 목록과 특허화한 공급 기자재를 따로 구분해 제시하도록 명기해 마치 공법사에 공급권을 부여하는 의미로 해석되도록 했다. 이 때문에 당시 기술제안 공모에 참여한 5개 입찰업체 모두 신기술 사용료나 특허 사용료를 받지 않는 대신 기자재 공급권을 받는 조건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후 건설본부 내부의 의견 검토 과정에서 공법 업체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중소기업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법 업체가 제시한 기자재 중 상당수 품목이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에 해당해 관급으로 조달돼야 하기 때문이다. 공법 업체가 공급할 기자재는 수십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 감사실은 감사 결과 건설본부 내부에서 관련 부서와 충분한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기술제안서 작성 지침'을 만들어 이 같은 문제를 초래한 것으로 결론 내고 해당 직원 3명을 훈계 등 징계 조치했다. 시 건설본부도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공법 업체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문제를 매듭지었다.

하지만 산업단지 입주일까지 폐수처리시설의 정상 가동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에 놓였다. 총 74개 업체가 입주 예정인 명례산단에는 올 연말까지 44개사가 우선 들어설 계획이다. 시 감사관실은 시험운전까지 총 18개월이 걸리는 만큼 연말까지 폐수처리시설을 완공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건설본부 관계자는 "기자재 공급 협상과 별도로 이미 지난해 9월 토목건축 공사를 발주했고 11월 착공한 만큼 올 연말까지 공정 단축 등을 통해 완공하는 데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명례일반산업단지 개요 성격과 개발 형태 국내 최대 민간산업단지(부산 상공인 직접 개발 방식) 개발 주체 부산상공산단개발(주) 기공 및 완공 일정 2010년 3월 13일 기공, 2013년 6월 완공 예정 위치 부산∼울산 고속도로 장안 IC, 국도 14호선이 인접한 교통요충지 규모 총 155만3000여 ㎡, 산업시설용지 87만9000여㎡ 주변 여건 인근에 기룡 제1·2산단, 장안산단, 정관신도시 등 위치 입주 업체 철강 산업기계 조선기자재 1차금속 금속가공 전기장비 운송장비 의복 목재 등 ※자료=부산상공회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