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단체 "자연훼손 등 우려"
- 관리계획 전면 개선 요구
규정을 무시한 불법 건축으로 운행이 중단된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를 놓고 시민·환경단체들이 또 반발하고 나섰다.
케이블카 업체 측이 기존 등산로 복원 등 환경보전대책을 제대로 강구하지 않은 채 불법 건축물의 사후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창진 환경운동연합과 밀양참여시민연대,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모임 등은 22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립공원위원회(이하 도공원위)는 얼음골 케이블카 사업을 원점에서 재심의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도공원위는 23일 이 케이블카의 상부 승강장 높이를 8.9m에서 14.9m로 바꾸는 내용의 공원시설계획 변경승인 신청에 대해 심의를 벌인다.
이번 심의는 케이블카 업체(한국화이자) 측이 도와 밀양시의 승강장 불법 건축에 대한 시정 지시 등을 받아들여 재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업체는 2009년 1월 상부 승강장 높이를 8.9m로 신청해 도공원위의 승인을 받은 뒤 변경승인없이 14.88m로 시공하고, 완공단계에서는 16.34m로 불법 증축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도와 밀양시는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케이블카 운행을 중단시켰다.
문제는 업체 측이 주변 환경보전대책을 간과한 채 불법 시설의 사후 승인에만 급급하다는 점이다. 업체 측은 불법 건축물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부 승강장과 연계된 등산로를 폐쇄하겠다고 했다. 그러다 케이블카 이용객의 주변 등산로 이용을 막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상부 승강장~ 전망대 280m 구간은 등산을 허용하기로 해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마창진 환경련 관계자는 "업체 측이 기존 등산로에 케이블카 이용객을 위한 덱을 설치하고, 공사용 진입로를 대체 등산로로 활용하려고 한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특정업체의 시설설치를 일방적으로 허용하는 것으로, 향후 더 큰 환경훼손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 단체는 이 같은 불법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가지산도립공원 관리계획의 전면 개선을 요구했다.
도 관계자는 "시민·환경단체들의 요구가 가급적 수용되도록 밀양시 및 케이블카 업체 측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