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유아 살해 및 유기 사건의 용의자인 최모(37) 씨가 30일 오후 부산 서부경찰서에서 창원 서부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이진우 인턴기자

- 돌과 함께 담아 물속에 던져
- 어제 자수의사 밝힌 후 검거

지난달 27일 경남 창원시 주남저수지에서 숨진 채 가방에 담겨 발견된 남자아이(본지 지난 29일 자 8면 보도)는 아이 엄마인 최모(37) 씨가 살해, 유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창원 서부경찰서는 30일 최 씨를 긴급체포해 정확한 살해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최 씨는 이날 오후 1시15분께 부산 서부경찰서에 자수 의사를 밝힌 뒤 서구 암남동 도로에서 검거돼 창원 서부경찰서로 압송됐다.

숨진 아이는 2009년 12월에 태어난 박모 군으로, 최 씨의 자녀 세 명 가운데 둘째로 확인됐다. 경남 김해시에 사는 최 씨는 가정 불화로 최근 둘째 아이만 데리고 집을 나와 지인의 집(경남 진해)에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씨는 남편과 이혼소송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씨는 지난달 23일 오후 3시께 진해 어린이공원에 박 군과 함께 바람을 쐬러 갔다가 박 군이 울면서 "아빠가 보고 싶다"고 보채자 화장실로 데려가 때려 숨지게 했다고 경찰에 자백했다. 최 씨는 "손으로 아이의 얼굴과 머리를 마구 때리고 발로 찼는데, 맞아 넘어진 아이가 갑자기 숨이 멎었다"고 진술했다.

최 씨는 박 군의 외모가 자신과 너무 닮아 집에 남겨 두면 가족들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봐 데리고 집을 나왔다고 말했다.

최 씨는 아들이 숨지자 인근 가게에서 검은색 여행용 가방을 구입해 박 군의 시체를 가방 속에 넣은 뒤 버스를 타고 주남저수지로 가서 가방 안에 돌멩이를 함께 넣어 물속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최 씨는 찜질방을 전전하다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부산에 사는 지인에게 아들을 죽여 유기한 사실을 털어놓고 자수했다.

최 씨는 숨진 아들이 신고 있었던 유명 브랜드 운동화와 양말의 판매처 등을 경찰이 알아내고, 구입자의 인적 사항을 밝히기 위해 해당 브랜드 본사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수사망이 좁혀져오자 심적 부담을 견디지 못해 자수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29일 해당 신발과 양말 판매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으며, 아이가 유명 상표의 양말과 신발 등을 착용한 점으로 미뤄 보육시설이 아닌 부모가 양육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추적 중이었다. 경찰은 부검 결과 숨진 박 군의 다리 곳곳에 피멍이 있었고 위장에서 음식물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점 등을 볼 때 숨지기 전에 학대를 당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다.

숨진 박 군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45분께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 서문 부근에서 검은색 가방 안에 큰 돌덩이 2개와 함께 웅크린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