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호선 담당 관제사 2명 등
- 업무 분담 안돼 우왕좌왕
- 전동차 정지사고 원인 분석
- 28일 국토부 등 합동조사
지난 22일 발생한 부산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 추돌 사고를 통해 부산교통공사의 비상 사고 대응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에서 도시철도 3호선 담당 2명의 관제사 외에 담당 차장과 총괄 관제 부장 등 4명이 대응에 나섰지만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해 사고를 막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본적으로는 비상 상황 시 대응 순서가 명시된 매뉴얼이 제대로 없는 것으로 알려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5일 부산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사고 당시 교통공사의 중앙관제소에서는 1~3호선 담당 관제사 각 2명, 각 호선 담당 차장 1명, 총괄 관제 부장 1명 등 총 10명이 근무 중이었다. 사고 발생 후 3호선 관제사 김모(54) 씨와 최모(51) 차장, 유모(56) 부장 등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3호선 담당 이모(49) 씨는 화장실에 갔다가 뒤에 합류했다.
문제는 사고 발생 때 3호선 담당 관제사 2명의 대응 매뉴얼이 없다는 점이었다. 각각 그때 상황에 맞춰 한 명이 사고 상황을 챙기고 다른 한 명은 다른 열차나 역에 알려주는 등 부수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이 교통공사가 가진 매뉴얼 수준이다. 더욱이 이번 사고에서는 한 명이 화장실에 가 처음에 없었고 다른 한 명의 관제사도 교신기가 아니라 고장 열차 기관사로부터 휴대전화로 보고를 받는 등 상황이 복잡하게 꼬였다. 그 과정에서 사고 지점에 대한 정보가 전혀 공유되지 않았고 "서로 알아서 하겠지"라는 안전 불감증을 갖고 무신경하게 대응을 하다 사고를 맞았다. 특히 관제사들을 관리·감독하면서 전동차 구원 순간까지 통제하고 지시를 내려야 하는 담당 차장과 관제 부장도 비상 상황에서 자기 역할을 못 해 결국 경찰에 입건까지 됐다.
결국 사고가 발생하면 총괄 지휘를 해야 할 중앙관제소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비상 사고가 발생하면 관제사별로 명확하게 역할을 나누고 대응 순서가 명시된 매뉴얼을 만들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교통공사 한 관계자는 "비상 상황 시 관제사와 담당 차장 등이 서로 알아서 상황을 챙겨 왔는데, 이번 사고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토해양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산소방본부, 부산지방경찰청, 연제경찰서 등은 오는 28일 호포 기지창에서 정지 사고가 난 전동차를 대상으로 정비 불량 및 전기합선 여부에 대해 합동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