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3일 오후 경남 양산시 동면 호포차량기지창에 추돌사고로 파손된 부산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가 경찰 수사 등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 사고지점 300m 전 자동 정지
- 시속 15㎞ 수동운행 지침 불구
- 구원 전동차 기관사 과속 무리
- 관제실측과 의사소통도 문제
- 고장원인 '배전반' 두달 전 검사
지난 22일 발생한 부산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 추돌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였다. 사고가 발생하자 베테랑 관제사와 기관사가 우왕좌왕해 무고한 승객 110여 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를 냈다. 평소 부산교통공사가 자랑하던 시뮬레이션 훈련의 효과는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추돌사고에 앞서 고장으로 멈춘 전동차의 고장 원인에 대해 교통공사는 운전실 내 배전반 배터리 출력선 단자 스파크로 추정하고 있다. 배전반은 열차 내 전기를 제어하는 핵심 장치로 교통공사의 열차 관리에 허점이 생겼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추돌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관제소와 구원 전동차 기관사 간의 의사 소통 부재에 있었다는 점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사고 당시 관제사 이모(49) 씨와 김모(54) 씨는 각각 경력 10년 이상인 고참 직원들이다. 이 정도 경력의 베테랑들이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 시민의 반응이다.
특히 전동차 추돌사고를 낸 기관사 김모(46) 씨는 15년 경력의 베테랑 기관사로 2005년 3호선 개통 때부터 7년째 하루 6회 이상 3호선을 운행했다. 관제소로부터 고장 열차가 멈춘 지점을 정확하게 통보받지 못했다고 해도 김 씨 정도의 베테랑이면 충분히 추돌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구원 전동차는 추돌 직전 고장이 난 전동차 300여 m 전에서 멈췄다. 이는 교통공사의 신호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이뤄진 것이다. 교통공사 운전취급 규정에 따르면 구원 전동차는 이때부터 시속 15㎞ 이하로 수동 운행하다 고장 전동차 10m 앞에서 정지해야 한다. 아무리 김 씨가 정확한 지점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전동차가 자동으로 정지했다면 그동안 받은 시뮬레이션 훈련에 따라 고장 전동차가 인근에 정지해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교통공사는 1년에 두 차례에 걸쳐 전동차 사고에 대비한 시뮬레이션 훈련을 한다.
그러나 김 씨를 이를 무시하고 시속 40㎞ 속도로 내달리다 대형사고를 냈다. 특히 그 구간이 심한 곡각지에다 내리막이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을 김 씨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위험지역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고 지점이 물만골역을 지난 연산역 인근인 줄 알고 40㎞로 정속 운행하다가 사고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지한 3038호 전동차의 고장 원인도 도마에 올랐다. 교통공사는 23일 3038호 전동차의 고장 원인이 배전반 배터리 출력선 단자 스파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배전반은 전동차 전기 공급을 제어하는 장치다. 운행 중 배전반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작동이 멈췄고 전동차 내 전등이 꺼지면서 안내방송도 나가지 않았다. 전동차가 정지까지 했다. 교통공사 측은 아직 배전반에서 왜 스파크가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교통공사는 이처럼 중요한 배전반을 4개월마다 점검하고 있다. 고장난 3038호 전동차 배전반은 지난 9월 검사가 이뤄졌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배전반 검사를 더욱 철저히 하고 주기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