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관제소 의사소통 부재
- 구원 속도 규정도 어겨 추돌
- 종합관제소장 등 4명 직위해제
지난 22일 발생한 부산도시철도 3호선 전동차 추돌 사고(본지 23일 자 1면 등 보도)는 도시철도의 '총체적 부실'을 한꺼번에 보여준 결정판이었다. 중앙관제소의 지휘 능력 부재에다 15년 경력 베테랑 기관사의 실수, 전동차 고장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전동차 핵심 장치인 배전반 부실 관리 등이 맞물려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연제경찰서는 23일 중앙관제소의 무전교신기록을 분석한 결과 관제사와 구원 전동차 기관사 간 사고 지점 등에 대한 의사소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지휘해야 할 중앙관제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사고를 키웠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찰은 사고 지점을 구원 전동차에 제대로 알리지 않은 혐의(업무상 과실치상 등)로 관제사 이모(49) 씨와 김모(54)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규정 속도를 지키지 않고 구원 전동차 운행에 나서 인명피해를 내고 열차를 파손한 기관사 김모(46) 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에서 관제사 이 씨 등은 고장 열차의 기관사가 휴대전화로 고장 사실을 알렸으나 상황을 전파하지 않고 뒤따르던 구원 전동차 기관사에게 고장 전동차의 정확한 위치를 무전으로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관제사 이 씨 등은 경찰에서 "구원 전동차 기관사도 배산역에서 출발한 사고 전동차가 물만골역 인근에 멈춰선 것으로 생각할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기관사 김 씨는 "연산역으로 출발하겠다는 보고를 하니까 관제소에서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래서 사고 지점이 물만골과 연산역 사이인 줄 알았다"고 경찰에서 밝혔다.
경찰은 고장 전동차가 정비 불량으로 합선이 일어나 정차한 것으로 보고 앞으로 열차 운영팀, 차량 검수팀을 상대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관제소를 총괄하는 당직 책임자 유모(56) 씨가 현장에 있었는지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부산시는 이날 감사에 착수했으며, 교통공사는 지휘 책임을 물어 종합관제소장 등 4명을 직위해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