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12일 부산 수영교차로에서 수영구 민락동(해운대 방면) 방향 도로의 중앙선에 설치된 시선유도봉을 사이에 두고 차량들이 주행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
- 불법유턴 방지 등 제역할 못해
- 설치비 20배 차이… 예산 타령
- 국토부 설치 지침에도 어긋나
부산의 지자체가 차량의 중앙선 침범이나 보행자의 무단횡단 등을 막기 위해 중앙분리대를 설치해야 하는 지점에 땜질식으로 시선유도봉을 설치하고 있어 교통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유도봉 설치 목적에도 어긋난 데다 유도봉이 본래 목적에 따른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부산지역 도로 일부를 살펴본 결과 중앙선에 수십 m씩 시선유도봉이 설치된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수영구 수영교차로에서 민락동 방면 왕복 6차선 도로 중앙에는 100m가 넘게 시선유도봉이 촘촘하게 설치돼 있었다. 북구 만덕동 그린코아아파트 앞 왕복 5차선에도 사거리부터 만덕2동 방향으로 50m가량 시선유도봉이 설치돼 있으며, 강서구 농업기술센터 진입로 부근에도 중앙선에 유도봉이 박혀 있었다. 이들 구간은 중앙선 침범이나 불법유턴 등이 빈번한 곳으로, 시선유도봉이 아닌 중앙분리대가 설치돼야 할 지점이다.
부산 남부경찰서에 확인한 결과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수영교차로~현대아파트 구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62건에 이른다. 하지만 띄엄띄엄 설치된 유도봉은 무단횡단을 막는 데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북구 만덕동 그린코아 앞 도로에서도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버스정류장으로 가려는 주민들의 무단횡단이 예사로 일어나고 있다. 오토바이의 불법유턴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었다.
국토해양부의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시선유도봉은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위한 시설물로 ▷중앙분리대형 방호울타리 시작 지점 ▷교각 주위 ▷지하차도나 고가도로와 같은 도로 분리지점 등에 설치하게 돼 있다. 따라서 중앙선에 이를 설치하는 것은 설치 목적에서 벗어나는 셈이다. 교통안전공단 부산경남지부 전연후 교수는 "시선유도봉과 중앙분리대는 그 설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유도봉이 분리대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각 구·군에서 유도봉을 분리대 대용으로 쓰는 큰 이유 중 하나로 저렴한 설치 비용이 꼽히고 있다. 중앙분리대의 경우 240m를 설치하는 데 4000만 원의 소요되지만 유도봉은 200만 원이면 충분하다.
시 관계자는 "교통시설물은 해당 구·군에서 예산을 들여 설치하지만 장기적으로 시비를 확보해 대책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